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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사망] 뼈가 핵심 단서 … 근육 20g 있으면 독극물 검출 가능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의 사망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5일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약·독물 검사 결과를 포함한 사망 원인을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 회장의 죽음이 자살인지, 아니면 타살인지가 가려질지 주목되고 있다.



국과수 과학적 규명 어떻게
피부·장기 부패돼 손상 확인 곤란
구더기 통한 시간 추정도 힘들 듯

 국과수의 유 회장 사인(死因) 규명 작업은 부패와의 싸움이다. 유 회장 시신은 80% 이상 백골화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아 있는 근육 조직도 부패가 진행된 상황이다. 국내 법의학 전문가 5명은 “사인 규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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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과수가 사망 원인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피부 조직의 손상이다. 눈으로 시신을 확인해 멍이 든 자국, 칼로 찔린 상처 등을 확인한다. 누군가에게 가슴을 세게 맞았다면 가슴에 멍 자국이 남게 된다. 멍 자국 부위를 분석해 외부 충격이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거슬러 확인한다.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도 피부 조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유 회장의 사인은 이런 방법으로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 시신이 부패했고 구더기 등이 번식해 피부 조직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유 회장의 시신을 1차 부검한 순천 성가롤로병원 이영직 부검의는 “목 부분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부패가 진행돼 부검 당시 상태로는 자살이나 타살 여부를 밝히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과수의 2차 부검에서도 목 졸림 등 타살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가 멀쩡한 경우 부검을 통해 질병에 의한 자연사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심장 혈관에서 석회 물질이 발견된다면 심장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의심할 수 있다. 병원 검진 기록이 있다면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전북대 이호(법의학) 교수는 “유 회장의 시신은 내부 장기가 손상돼 있는 상황일 것”이라며 “메스를 들고 부검을 해도 질병 등을 확인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독극물에 의한 사망인지 여부다. 독극물 검사는 일부 조직만 남아 있어도 가능하다. 근육 조직의 경우 20g이면 된다. 기본 검사를 통해 알칼리성, 산성, 중금속성 등 독의 성질을 찾고 이후 정확한 독극물을 확인한다. 현재 기술로는 물 1000t에 녹아있는 1g의 독극물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독극물의 종류에 따라 최종 확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건국대 박의우(법의학) 교수는 “유 회장의 경우 남아 있는 근육 상태도 좋지 않다. 독극물이 사용됐더라도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뼈도 중요한 단서다. 골절 여부나 독극물을 확인할 수 있다. 숨겨진 골절을 찾기 위해 CT나 X선 촬영을 하기도 한다.



 유 회장의 시신에서 독극물이 검출되더라도 사망의 종류(자살, 타살, 사고사)는 확정할 수 없다. 독극물을 스스로 먹었는지, 다른 사람이 몰래 먹였는지는 시신만 보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장 상황, 증거물 등을 종합해야 사망 종류를 결정할 수 있다.



 시신이 발견된 지 40일 만에 진행된 2차 부검이란 점도 사인 분석을 힘들게 한다. 서울대 이윤성(법의학) 교수는 “시신을 영안실에서 냉동으로 보존했더라도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법의학계에서는 ‘처음 부검할 때 다시는 부검을 하지 못할 것처럼 하라’는 격언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 회장의 정확한 사망시간은 측정할 수 있을까. 부패된 시신에 대해선 사망시간 추정에 쓰는 온도 측정법 등 일반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 사망시간을 규명할 유일한 단서는 구더기였다. 시신에서 발견된 구더기 크기와 형태를 측정해 파리 산란 시기를 역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뒤늦게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돼 이 방법도 쓸 수 없다. 고려대 박성환(법의학) 교수는 “곤충을 통해 사망 시기를 추산하려면 시신이 발견된 후 현장 조사를 통해 여러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며 “시신 발견 초기 유병언이라는 의심이 들었다면 법의학적으로 다양한 방법이 사용됐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안효성 기자, 문채석(고려대 영어영문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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