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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은 회를 왜 물에 말아 먹지? 한술 뜨니 눈이 번쩍 뜨이는 별미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 고이고 시원하다. 왼쪽부터 자리물회, 청어물회, 전복물회.
3년 전 봄 제주도 표선에 있는 포구앞 식당에서 믈회라는 것을 처음 먹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물회인 자리물회였는데 별 기대도 안했다. 사실 눈앞에 나오기 전까지 물회가 어떤 음식인지도 몰랐다. 평범한 동네 식당이었다. 외지인보다는 마을 주민이 많았다. 더러는 포구에 배를 대놓고 식당으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일단 안심이 됐다.



[8월의 밥상] 물회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식당을 소개한 사람이 “여기는 무조건 자리물회다”며 메뉴판을 빼앗고는 큰 목소리로 주문을 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일행 중 한명이 “회랑 밥이랑 물에 말아먹는 거다”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아니 그 좋은 회를 왜 물에 말아 먹지? 순식간에 먹을 것을 고를 권리를 박탈당해 약간 마음이 상했다.



음식이 나왔다. 벌건 국물에 큼직한 얼음이 대 여섯 개 들어 있고 깻잎이 수북이 올려져있었다. 밥을 말고 온 재료를 잘 섞은 다음 자리돔회를 한 점 얹어 한술 떴다. 말 그대로 눈이 번쩍 뜨였다. 칼칼하면서도 새콤하고, 입을 마비시킬 만큼 차가운 국물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방금 숨이 끊어진 자리돔은 오독오독 차지게 씹혔다. 아무 말 없이 한 그릇을 싹 비웠다.

지금 생각해도 입에 침이 가득 고일정도로 기막힌 맛이었다. 그때 이후로 여름만 되면 물회 노래를 부르며 여기저기서 먹었지만 그때만큼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물회는 원래 뱃사람의 음식이다. 먼 바다로 나가 배를 타고 하루 종일 고기를 잡을 때 먹던 음식이란다. 잡은 고기 중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골라 회쳐서 뭍에서 가져간 찬밥과 함께 먹었다. 배는 흔들리고 소화가 잘 안되니 물을 붓고 고추장을 풀어먹기 시작한 것을 물회의 시초라고 말한다.

지역에 따라 물회 스타일도 차이가 있다. 동해안인 경북 영덕에서는 물과 양념을 따로 낸다. 사발에는 잘게 썬 물가자미와 채소, 얼음만 담겨 있고 찬물, 고추장, 밥을 각각 따로 차린다. 기호에 맞게 적당히 섞어 먹는다.



요새 유행하는 경북 포항 스타일은 또 다르다. 배·사과 등을 갈아 만든 과일즙에 고추장을 풀어 숙성한 육수를 사용한다. 새콤한 맛이 배가된다. 국물에 생선회와 채소를 듬뿍 담아 낸다.



제주도의 전통 방식은 된장과 식초를 넣는 것이다. 그랬던 것이 1980년대 이후부터 바뀌었다. 제주에 외지인이 많이 찾아오면서부터다. 외지인의 입맛에 맞춰 된장대신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곳이 많이 늘었다.



홍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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