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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 몸통서 번식 영양실조 상태로 만든다

지난겨울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는 36년 만의 한파로 몸살을 앓았다. 미국의 중서부 도시들은 추위에 떨었고, 오대호 면적의 90%가 꽁꽁 얼어붙었다. 곤충 전문가들은 숲 생태계를 교란하는 해충을 없애기에 충분한 추위라고 생각했지만 ‘서울호리비단벌레(Emerald ash borer, 학명: Agrilus planipennis)’의 확산을 멈추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름에 ‘서울’이 들어가는 이 호리비단벌레는 예상대로 아시아에서 유래했다. 미네소타부터 뉴욕까지 미국 중서부와 동부 지역에 서식하는 물푸레나무를 휩쓸고 있는 곤충이다.
미 농무부(USDA) 산하 동식물검역소의 데이비드 윌리엄스와 동국대 생명과학과 이해풍 교수의 2005년 논문에 따르면 서울 북부지방에 이 비단벌레들의 서식지가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한국엔 비단벌레의 천적 나무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태계에 큰 피해가 없지만 미국에선 그렇지 않다는 거다.
지난겨울 내내 미시간주 남부에서 물푸레나무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미시간주립대 곤충임학과 데보라 매컬러프 교수는 “죽은 애벌레는 단 한 마리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매컬러프 연구팀은 이 해충이 망쳐놓은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산림을 조사하는 중이다.
서울호리비단벌레는 나무껍질을 갉아먹고 그 몸통 안에 들어가 추위를 피해 유충 시절부터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 나무 몸통 안에 들어가선 영양분과 수분 공급을 방해한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을 견디고 봄이 되자 성충이 된 비단벌레가 급격히 번식을 하고 알을 낳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음 세대의 유충들도 나무의 몸통 곳곳을 누빌 것이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숙주가 된 물푸레나무는 짧으면 2년 안에 죽을 수도 있다.

2011년 서울호리비단벌레 유충으로 피해를 본 미국 위스콘신주의 물푸레나무.
[유충 때부터 생태계 파괴]
2002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이 벌레들이 북미 대륙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이것들을 퇴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이내 사라졌다. 미 삼림청의 곤충연구원 앤드루 리엡홀드 박사는 “북미에 존재하는 99%의 물푸레나무는 죽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제 과학자들은 생태계에 닥칠 변화를 예측하기 시작한다.
미국의 생태학술지인 ‘바이오로지컬 인베이전(Biological Invasions)’은 2009년 물푸레나무에 기생하는 43종의 곤충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과거의 해충들은 대부분 박멸됐다. 그들이 생태계에 침입한 초기에 일찍 발견됐기에 가능했다.
1998년 여름 유리알락하늘소(Asian long-horned beetle)가 시카고에서 발견됐을 때 사람들은 이미 이전에 뉴욕주에서 출몰했던 이 하늘소의 수색작업에 한창이었다. 서울호리비단벌레보다 더 크고 더 화려해 찾기 쉬웠던 이 하늘소는 오염지역의 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내게 만들었다. 마침내 2007년, 이 하늘소가 시카고에서 박멸됐다는 공식 발표가 났지만, 이후 매사추세츠주에서 또다시 발견됐다.
비단벌레에 맞서기 위해 과학자들은 곤충을 유인하는 화학적 덫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새로운 숲에서 해충을 공격하려고 한다. 하지만 리엡홀드 박사는 “이 덫이 아직 효과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해충들이 숲에 자리를 잡은 뒤 숲이 잠식됐다는 사실만 드러났을 뿐이라는 것이다.
물푸레나무가 사라지면 혹독한 결과를 불러온다. 물푸레나무들이 죽을 때 나무에 틈이 생기는데 이 틈을 통해 항상 그늘져 있던 숲 토양에 햇빛이 닿게 된다. 이 햇빛으로 인해 숲에 또 다른 침입자가 될 수 있는 애기병꽃들이 멋대로 자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진입조차 어려울 정도로 빽빽하게 애기병꽃 덤불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 덤불은 원래 그곳에서 자라던 토종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주변에 서식하는 동물 종(種)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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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