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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주변 인식머리로 판단하고 움직여야 로봇

로봇 실물은 1961년 세상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프로그램된 물건 운반기’라는 이름이었다. 한국에서는 78년 자동차 회사에서 처음 로봇을 사용했다. 필자는 81년 말 로봇을 연구하러 독일 유학을 떠났다. 당시에는 공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이란 단어 외에는 없었다. 그 후 30년 이상 로봇을 연구했다. 원격조종 로봇, 대장내시경 로봇, 캡슐내시경수술 로봇, 마이크로 로봇, 나노 로봇 등 그 종류가 많다. 연구 경력이 쌓이면서 가급적 남이 안 하는 새로운 로봇을 개척하면서 지금도 재미있게 열심히 일하며 지내고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90년대 중반엔 우주 로봇을 연구한 적도 있다. 아마도 국내 처음일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로봇 연구를 하면서 종종 ‘이것은 로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한다. 종종 거꾸로 언론에서 만든 새로운 로봇 단어를 접하기도 한다. 대부분 흥미를 유발하는 광고용이긴 하다. 그럴 때도 ‘이것은 로봇인가?’를 반복한다. 인간의 형상과 움직임을 닮은 기계에 대한 동경이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뭔가 움직이는 로봇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인 것 같다.
 로봇의 정의도 세월이 흐르면서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대충 움직이면 다 로봇이었다. 지금은 ‘3축(軸) 이상이고, 프로그램 변경이 가능하며, 다목적성을 가져야’ 산업용 로봇이다. 서비스 로봇은 ‘제조용이 아닌, 인간 복지에 유용한 로봇’으로 상당히 부드럽고 애매하게 정의하고 있다. 이는 공식적인 정의고, 필자는 종종 직관적인 정의를 말하곤 한다. 로봇은 인간을 흉내 내는 것으로, 이를 인체에 대입하면 오감으로 주변을 인식하고(센서), 머리로 판단해(컴퓨터), 반응하는(구동) 것이다. 이 세 가지 기능이 있어야 로봇이다. 그래서 멍청하지만 어떻게든 움직이는 기계는 로봇이고, 그냥 훌륭하기만 한 컴퓨터는 아무리 훌륭해도 로봇이 아니다. 필자는 전통적인 로봇공학으로 시작해서인지 마이크로 로봇, 나노 로봇을 하더라도 역시 같은 질문을 하고 스스로 답하기도 한다. 기능성 나노 입자를 나노 로봇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굳이 반박할 일은 아니지만 운동성이 없으므로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이런 명제로 좋은 성과를 거둔 경험도 있다. 혈관치료용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면서 또 다른 주제로 나노 로봇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외국에선 박테리아 운동을 연구하는 로봇공학자들이 이미 있다. 그들은 그냥 잘 움직이는 박테리아에 관심을 뒀다. 그러나 아무리 잘 움직이는 박테리아라도 미생물이지 로봇은 아니지 않은가? 고민 끝에 박테리아에 마이크로 약물 캡슐을 부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박테리아 편모를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고, 머리에는 약물단지를 이고 암으로 다가가 공격하는 ‘박테리오봇’이라는 개념을 도출했다. 특허 등록과 동물 실험을 거쳐 지난해 말 세계 최초의 의료용 나노 로봇으로 발표했다. 외국보다 늦게 시작해 5년 이상 연구해 어렵사리 거둔 성과다. 외국에서도 문의가 많았다. 가족 치료를 요청하는 문의나 사업가의 비즈니스 관련 문의들이었다. 물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특허 선점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오늘의 결론은 이렇다. “뭔가 움직여야만 로봇이다.”



박종오 교수 1955년 출생. 독일 슈투트가르트대 로봇공학 박사. 한국인 최초로 국제로봇연맹 회장 역임. 현재 전남대 기계과 교수. 국내외 161건의 특허 출원 및 200여 편 이상 관련 논문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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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