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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점령하라 … TV 삼키는 구글·애플·아마존

구글·아마존 등 인터넷 거물들이 TV로 몰려오고 있다.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TV 서비스를 시작했다. 때마침 미국 방송가에는 새로운 강자 넷플릭스가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존 방송·통신사가 아닌 제3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컫는 OTT(Over The Top) 사업자들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실시간 정규 방송이 아니라 관심 프로만 다시보기(VOD)·몰아보기(Binge Viewing) 등을 이용하는 시청 행태의 변화와 함께 미래 방송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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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로 몰려오는 인터넷 거물들=지난해 애플TV, 구글의 크롬캐스트가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아마존의 파이어TV가 등장했다. 넷플릭스 멤버들이 만든 로쿠도 가세했다. 넷플릭스의 TV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평가받는 서비스다.

 원리는 간단하다. 초소형 셋톱박스를 설치하거나(애플TV·파이어TV), USB 모양의 작은 막대장치를 TV에 꽂으면(크롬캐스트·로쿠) 자신의 모바일 안에 있는 동영상 콘텐트를 TV로 옮겨 볼 수 있다. 넷플릭스나 훌루 같은 OTT 서비스, 유튜브가 제공하는 방송·영화·게임·음악 등 온라인 콘텐트를 대형 TV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PC·모바일 기반이던 인터넷업체들이 이제는 거실 TV 안으로 들어와 TV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들면서 기존 방송사들에 맞서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당장은 OTT 기기 역할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구글TV·아마존TV 등으로 가는 첫 단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은 최근 ‘소프라노스’ ‘트루 블러드’ 등 HBO의 옛 드라마들을 대거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일단은 낮은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미국 내 크롬캐스트의 가격은 35달러(약 3만5900원), 로쿠 스트리밍 스틱은 49달러(약 5만3100원)다. 지난 5월 국내에 출시된 크롬캐스트도 대당 4만9900원. 웬만하면 유료 방송 요금이 100달러를 넘기는 미국에서는 이참에 케이블방송을 끊고 이들 OTT로 갈아타는 일명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011~2013년 미국에서 유료 방송 가입자는 760만 명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넷플릭스 가입자는 1390만 명 늘었다. 유료 방송이 일대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다.

 국내에서 크롬캐스트는 2만 대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TV에 꽂으면 티빙·호핀 같은 OTT 서비스와 유튜브 등 모바일 기기에 있는 모든 동영상의 TV 시청이 가능하다. 티빙 측은 “크롬캐스트 주 사용층은 정보기술(IT)에 관심 많은 30~40대 남성”이라며 “젊은 층의 호응이 높아 앞으로 잠재력이 크다”고 밝혔다. 크롬캐스트 출시 이후 티빙은 약 20%, 호핀은 약 45% 신규 가입자가 늘었다.

 물론 국내 OTT 시장은 미국에 비해 제한적이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유료 방송 요금이 저렴한 한국에서는 당장 미국 같은 코드 커팅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양한 OTT 제품이 출시되고 콘텐트 종류와 분량이 늘면 젊은 층을 시작으로 코드 커팅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음악산업에 애플 아이팟이 등장하고 음원이 MP3 형태로 바뀌면서 CD 위주의 음반사들이 위기에 처한 것처럼 기존 TV 사업자들도 이들 인터넷기업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미국 CBS는 ‘CBS 뉴스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온라인 전용 뉴스채널을 개설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지상파가 24시간 뉴스채널을 새로 만들면서 통상적인 케이블방송 대신 온라인채널로 직행한 것이다. 영상 콘텐트의 명가 월트디즈니 역시 인터넷TV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케이블비전사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돌란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집 아이들도 케이블은 안 보고 넷플릭스만 본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도 케이블방송 대신 인터넷으로만 TV 프로를 제공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약진하는 글로벌 OTT 시장=크롬캐스트의 등장은 안 그래도 선전하던 넷플릭스에 날개를 달아 줬다. DVD 대여업체에서 출발한 넷플릭스는 자체 채널이 없으면서도 2013년 3분기 미국 내 유료 케이블 1위인 HBO(2870만 명)를 누르고 가입자 1위(3300만 명)에 올랐다. 전 세계 가입자는 4100만 명에 이른다. 자체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지난해 에미상·골든글로브를 휩쓸며 제작 역량도 인정받았다.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넷플릭스는 플랫폼과 콘텐트 시장 통합 1위로,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미디어 기업”이라며 “방대한 빅데이터에 기초한 고객 ‘추천’ 서비스뿐 아니라 이를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제작에도 참고해 빅히트를 쳤다”고 소개했다.


 넷플릭스는 또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1에서 ‘몰아보기’를 겨냥해 13회를 일시에 공개했다. 넷플릭스의 CPO(Chief product officer) 닐 헌트는 최근 미래 TV의 키워드로 “개인화의 증가, 전통적 광고의 소멸(맞춤형 광고 등장), 케이블 패키지 상품 해체”를 꼽으며 “몰아보기 시청으로 회당 48분이라는 방송시간, 다음 회를 이어 보게 하기 위한 클리프행어(미끼)의 사용 등 스토리텔링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청 행태 변화는 국내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VOD 시장 규모는 2014년 2300억원(추정)으로 2008년에 비해 6배 증가했다. 뉴스나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실시간 시청의 강점이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기존 방송 채널 대신 트렌드를 쫓는 특화 채널들도 등장했다. 티빙의 캠핑전용채널·남성전용채널, ‘Ch.코빅’ 같은 프로그램 채널 등이다.

 한편 글로벌 OTT 시장 매출 규모는 2018년까지 연간 약 53%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ABI 리서치).

'하우스 오브 카드'를 만든 건 빅데이터

넷플릭스는 방대한 고객 자료를 활용한 ‘추천’ 알고리즘으로 유명하다. 제작도 그렇게 이루어졌다. 하루 평균 300만 건의 동영상 재생기록, 이용자 평가, 검색 정보를 뒤졌다. 거기에 시청률 자료, 소셜 데이터 등을 더해 시청자가 원하는 스토리와 배우를 찾아냈다. 결론은 1990년작 BBC ‘하우스 오브 카드’ 리메이크였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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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