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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의 빅데이터, 세상을 읽다] '바른손'을 쓰지 않으면 '틀린' 사회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중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나이대가 떠오르시나요? 강의를 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개 답변하는 분의 나이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20~30대의 상대적으로 젊은 청중은 중년이 40대라 이야기하고, 40대 청중은 50대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지요. 우리 마음속 나이 듦이란 말은 부정적이기에 ‘남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나는 중년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소셜 빅데이터 속에서도 타인을 말하는 경우 중년은 40~50대로 주로 표현되지만 막상 본인을 말하는 경우라면 70대까지도 중년이라고 스스로 우기시는(?) 경우가 흔치 않게 보여집니다.

 여기에 한국 사람들이 초원에서 가축을 키우며 이동하던 유목민과 달리 한곳에 정착해 곡식을 키우는 농경사회에서 부대끼며 살아왔다는 사실이 더해집니다. 하늘과 땅의 때에 맞춰 함께 씨 뿌리고 거두려면 서로 간의 끈끈함이 생존에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같은 무리끼리는 잘 뭉치는 반면, 외부에서 온 타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야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잘못 확장되면 ‘우리’와 다른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자칫 외면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오른손을 바른손이라 하던 것은 왼손이 바르지 못함을 암시합니다. 무심코 말하는 “우리와 틀려”라는 이야기는 “우리와 달라”라는 말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라기보다는 ‘다름은 옳지 않은 것’이라 생각함을 은연중 내비치는 듯합니다.

 어릴 적부터 공식행사마다 외워오던 국기에 대한 맹세 중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이라는 표현이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으로 바뀐 지도 벌써 한참이 되어갑니다. 한국 밖에서 나고 자란 이들과 함께 사는 것이 더 이상 낯선 세상이 아닙니다. 태어난 조국과 피를 나눈 민족을 이야기하는 것이, 유전적으로 다른 형질을 갖고 다른 나라에서 온 이들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가지 모습으로 획일화된 집단은 위기를 맞아 대안을 찾지 못해 생존의 확률이 적어짐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적인 소용보다 인간으로서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인간다움의 기본이 아닐는지요. 호모 사피언스 사피언스라 불리는 현 인류는, 두 번이나 슬기로운 사람이란 뜻입니다. 이렇듯 지혜가 가득한 인간이라면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그리고 작은 곳에 모여 살아온 민족보다 함께 지구를 지켜온 인류가 더욱 소중함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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