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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가 미래다 … 신사업 들고 나온 두산

신성장 동력, 기업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앞으로 우리 회사의 동력”이라고 선언하고 나서는 기업은 별로 없었다. 불투명한 미래는 장애물이자 핑계였다. 그런데 오랜만에 국내 기업이 신사업을 들고 나왔다. 주인공은 두산이다.

 박용만(사진) 두산그룹 회장은 21일 “연료전지 사업을 앞으로 ㈜두산의 주력 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연료전지는 이름은 전지지만, 수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발전장치다. ㈜두산은 연료전지 사업을 위해 이날 미국의 클리어엣지파워를 3240만달러(333억원)에 인수했다. 앞으로 두산퓨어셀 아메리카로 간판도 바꿔단다. 클리어엣지파워는 건물용 연료전지 업체다. 지난해 매출이 700억원이지만 재무 상황이 나빠 파산 직전에 있는 걸 두산이 얼른 샀다. 무엇보다 이 회사는 인산형 연료전지(PAFC)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화학물질인 인산을 이용해 수소의 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두산은 지난 10일 국내 업체인 퓨얼셀파워도 합병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액 170억원에 불과하지만, 주택용 연료전지에 특화한 업체다. 이온 교환막을 활용해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이기도 하다.

 ㈜두산은 두 업체를 인수·합병(M&A) 하면서 소형 연료전지 시장에 바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M&A를 통해 단번에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두산의 장기이기도 하다. 맥주 등 소비재를 팔고 중공업 중심 그룹으로 변신할 때도 M&A가 디딤판 역할을 했다. 박 회장은 “M&A한 두 회사의 기술력에 두산의 비즈니스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앞으로 연구 개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관계자는 “그 동안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신사업 기회를 꾸준히 물색해왔다”며 “밥캣(미국 건설장비업체) 등을 통해 쌓인 해외 기업 인수와 해외 경영 경험도 풍부하다”고 자신했다.

 두산의 ‘신 사업 선언’은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에서 나왔다. 두산이 확보한 건물·주택용 연료전지 시장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8000억원이었다. 2023년엔 40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산은 2007년부터 정부의 연료전지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기회를 봐 왔다. 단기 노림수도 있다. 미국서 인수한 업체는 한국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으로 당장 판로를 넓힐 수 있다. 발전량의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정부 정책(2024년 10%)에 따라 연료전지가 필요한 건물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무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 ㈜두산은 자회사가 보유한 KFC 지분을 지난 5월 1000억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두산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은 지난해 매출 1조6520억원, 영업이익 1954억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매출의 상당 부분이 지게차 등 산업차량과 전자 소재 부문에서 나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두산은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데다 자회사 실적 악화로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연료전지를 새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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