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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파괴 … 걸그룹 f(x), 세 번째 도발

5인조 걸그룹 f(x)의 3집 ‘레드 라이트’ 앨범에 실린 사진 중 한 장. 일탈의 메시지를 상징과 은유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이 사진은 서울 문래동에서 촬영했다. 민희진 실장은 “인적이 드문 주말의 문래동에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이색적인 분위기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한 소녀가 옥상에 엎어져 있다. 그 뒤 낮은 담벼락엔 ‘정치적 일상적/보호받다 방치되다/높다 낮다/특별하다 평범하다’라는 상반된 단어들이 잠언처럼 쓰여있다. 여느 전시회에서 볼 법한 이 사진은 걸그룹 f(x)의 3집 앨범 사진이다. 보통 걸그룹이라면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거나 청순한 얼굴을 뽐내게 마련이다. f(x)는 이를 배반한다.

'보는 음반' 만든 민희진 SM실장
고정관념 부수는 강렬한 이미지
"소장 가치 높은 앨범이 목표"
부조리 꼬집는 가사와도 맞물려



 데뷔 5년차 아이돌 f(x)는 난해한 노랫말과 일레트로닉 장르를 기반으로 한 실험적인 음악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거기에 예사롭지 않은 비주얼 작업이 맞물리며 f(x)의 실험성은 더 극대화됐다. 다시 말해 시각 이미지는 f(x)의 음악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다. 데뷔 때부터 f(x)의 예술 작업을 총괄한 SM엔터테인먼트 비주얼&아트디렉터 민희진 실장에게 최근 발매한 3집 ‘레드 라이트’에 대해 물었다. 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는 이번 앨범 사진을 직접 찍었다.



f(x) 멤버 루나·빅토리아·설리·엠버·크리스탈(오른쪽 끝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권의 아트북처럼 정교하게 만든 앨범에서 우선 눈에 띄는 건 ‘오드 아이(Odd Eye)’다. 한쪽 눈만 짙게 화장한 멤버들의 얼굴엔 선한 소녀와 악한 마녀가 공존한다. 이 강렬한 인상은 ‘정글 속의 룰 따라 약한 자는 먹혀, 앞으로만 밀어 대니. 아차 하면 밟혀// It's red light, 경고하는 누군가 목소리를 잘 들어(‘레드 라이트’)’라는 부조리를 꼬집는 가사와 맞물린다.



 민 실장은 가사 속 ‘경고’ 메시지를 ‘모두 옳다고 믿는 사실로부터의 일탈’이란 개념으로 확장했다. 선과 악,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이상과 현실, 금기와 갈망 등 상이한 개념을 한 프레임에 담아서 일탈과 파격의 메시지를 도출했다.



민희진 SM 아트디렉터.
 “우리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 수 있고, 맞는 게 틀릴 수도 있잖아요. ‘객관’도 다수의 ‘주관’이 모여 생성된 것이고요. 그런 고정관념에서 일탈하자는 걸 여러 상징과 은유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궁극적으론 뻔한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서 차별화된 f(x)의 철학을 보여주고 싶었고요.”



 뮤직비디오에도 책을 불태우거나, 꽃을 파괴하고, 안대를 착용하는 등 현실에 대한 저항과, 이상에 대한 갈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f(x)의 이런 작업은 데뷔 때부터 이어져 왔다. 1집 ‘피노키오’는 만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키치 감성으로 표현했고, 2집 ‘핑크 테잎’은 첫사랑의 수줍고 묘한 분위기를 아트필름으로 찍었다. 민 실장은 시각 작업의 중요성에 대해 “좋은 비주얼 작업은 음악을 단순히 듣게 하기보다, 공감각적 심상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 음원을 듣는 시대에 소장 가치가 높은 앨범을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중이 너무 불친절하게 느끼지 않는 선에서 친절함과 불친절함을 오가며 아슬아슬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쉬운 것들은 만들기도 쉽고 잘 먹히지만, 금방 질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어요. 조금 불친절하더라도 유의미한 작업이 좋은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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