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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쌓아둔 돈, 내수 살리기 동원

최경환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경기 부양 드라이브를 걸고 나왔다. 정치인 출신 경제부총리답게 그가 꺼내 든 카드는 현실적이다.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대신 정부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기금을 증액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추경을 하면 연말이나 돼야 집행이 가능해 너무 늦다. 다만 내년엔 올해보다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은 국회 동의 없이도 올해 지출 규모의 20%까지 정부가 재량으로 늘릴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부양 예산(7조3000억원)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기금 증액분이 10조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는 부동산시장을 겨냥한 조치다. 이를 위해 주로 부동산시장에 투입되는 국민주택기금이 대폭 증액될 가능성이 크다. 내수를 부추기기 위한 대책으론 대기업이 쌓아두고 있는 사내유보금이 표적으로 부각됐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번 수입 중 앞으로 설비투자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대비해 쌓아둔 일종의 ‘비상금’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소속 81개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올 1분기 말 사내유보금은 515조9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09년(271조원)에 비해 9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내유보금엔 세금을 매기거나 인센티브를 줘 주주 배당이나 직원 성과급으로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그러나 최 부총리의 부양책은 현실적인 제약을 감안하더라도 정공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재계는 사내유보금 과세 구상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기업 간부는 “사내유보금의 현금 비중은 15%도 안 된다”며 “ M&A나 투자에 대비해 쌓아둔 돈을 배당이나 성과급으로 쓰라는 건 지나친 경영 간섭”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대기업은 주주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어서 배당을 해봐야 내수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기금을 동원하는 것도 손쉬울 순 있지만 손실이 나면 어차피 정부가 메워야 한다.

김원배·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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