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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수학, 돈버는 수학 … 괴짜들이 온다

세드릭 빌라니 교수 [사진 빌라니 교수 홈페이지]

사이먼스
‘수학계의 올림픽’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다음달 13~21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5000명 이상의 수학자가 참가한다. 개막식 때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가 발표되고, 세계적 석학들의 강연·토론이 이어진다. 하지만 ICM을 ‘수학자들만의 축제’라고 생각하는 건 오해다.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풍성하다. 박형주 조직위원장(포스텍 수학과 교수)은 “이번 대회가 국내 수학 대중화의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반인들이 눈여겨볼 만한 주요 강연자와 행사를 소개한다.

“수학은 쓸모없어요(Who needs math?).” “수학이 싫어요(I hate math .).”

 영화는 “수학의 ‘수’ 자(字)도 싫다”는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인터뷰 몽타주로 시작된다. 8월 19일 세계수학자대회(ICM) 행사장에서 상영될 프랑스 다큐멘터리 ‘왜 나는 수학이 싫어졌을까(원제 ‘Comment j’ai d<00E9>test<00E9> les maths’)’ 얘기다. 조직위가 프랑스 대사관·문화원과 함께 마련한 행사다. 영화는 각국 청소년들이 던진 ‘오늘날 우리에게 수학이란 무엇인가’란 화두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107분의 러닝타임 내내 수학자·수학교사·학생과 수학사(史) 전문가 등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여러 등장인물 중 가장 인상적인 두 사람은 세드릭 빌라니(41) 프랑스 에콜 노말 리옹대의 교수 겸 앙리푸엥카라연구소장과 제임스 사이먼스(76) 미국 헤지펀드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명예회장이다.

2010년 필즈상을 받은 빌라니는 ‘프랑스 수학계의 패셔니스타(fashionista, 옷 잘입는 사람)’로 유명하다. 그는 가운데 가르마를 곱게 탄 머리에 늘 깔끔한 정장 차림이다. 하늘하늘한 실크 스카프를 매고 왼쪽 가슴에는 항상 거미 모양의 브로치를 단다. 파리의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고급 맞춤복) 패션쇼장에 나타나 화제가 됐고, 직접 패션잡지 화보를 찍기도 했다.


 전혀 이질적으로 보이는 패션과 수학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영화를 보면 그의 속내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수학은 엄격하지만 창의적이다. 추상적이지만 보편적이고, 불평등하지만 민주적이다. 오래됐지만 진화하고 있으며, 혼자지만 동시에 집단적이다. 그래서 더 섹시하다”고 말한다.

그의 주 연구분야는 기체 운동론(kinetic theory of gases)이다. 기체를 이루는 다양한 분자의 위치와 운동을 통계적 분포로 규명하는 분야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많이 쓰이지만 빌라니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시뮬레이션을 직접 하지 않는다. 도와주는 사람이 따로 있다. (내 경우엔) 연필과 종이로 하는 수학(pencil-and-paper math)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수학의 핵심은 사고 다. 컴퓨터는 그것을 도와줄 뿐”이라는 이유다.

 빌라니가 순수수학의 아이콘이라면 사이먼스는 응용수학의 전설이다. 그는 23세에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가 된 천재다.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 미분기하학의 대가 천싱셴(陳省身)과 함께 발표한 ‘천-사이먼스 이론’은 뒷날 그레고리 페렐만이 수학계 7대 난제인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열쇠를 제공했다.

 하지만 사이먼스는 상아탑에 머물지 않았다. 한때 국가안보국(NSA)에서 암호해독가로 일했고, 70년대 말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어 ‘수학의 힘’을 증명했다. 그가 설계한 메달리안 펀드의 수익률은 연평균 30%대에 달했고, 사이먼스는 13조원이 넘는 부를 쌓았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요즘, 그는 수학으로 얻은 것을 수학에 돌려주는 데 열심이다. 2006년 뉴욕주립대 수학과·물리학과에 2500만 달러(약 267억원), 2011년 추가로 1억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달 초에도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에 수학적 방법으로 질병 치료법을 연구하는 계량생물학센터 설립기금으로 50만 달러를 내놨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계산이) 빠른 사람이 아니었다. 올림피아드나 수학경시대회에 출전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난 곰곰이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고민하고 생각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NYT는 “그가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내가 할 수 있으니 당신들도 할 수 있다(If I can do it, so can you)’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빌라니는 19일 영화 상영 뒤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 사이먼스는 이에 앞서 13일 특별강연을 통해 한국 대중과 처음 만난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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