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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의 아픈 마음까지 보듬은 70명의 천사

유기견 보호소인 천사원을 찾은 블루엔젤 봉사단 단원들이 미용봉사를 하고 있다.

“부탁합니다. 제발 버리지 마세요. 이 아이들 모두 소중한 생명입니다.”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개그우먼 장효인(32)·허안나(32)씨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꼭 다시 오겠다. 그때까지 지역 주민들이 이곳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6일 아산시 둔포면에 위치한 사설 유기견보호소 ‘천사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6월 중순 무렵부터 소셜네트워크 카카오스토리에 ‘개·고양이들의 감옥 아산 천사원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돌기 시작했다. 애견사료 전문업체인 내추럴발란스의 재능기부 봉사단 ‘블루엔젤’이 천사원을 찾아가기로 했다며 공유 한 건당 한 끼의 사료가 전달된다는 내용도 함께 올렸다.

이에 17만6000여 명이 동참했고, 내추럴발란스는 9t의 사료를 천사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6일 연예인과 애견미용사 등 70여 명의 블루엔젤 봉사단이 천사원을 찾았다.

“사람이 만든 애견 지옥”

사실 천사원의 열악한 환경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애견인들 사이에서는 천사원이 아니라 ‘애견 지옥’으로 불릴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할머니 한 분이 10년 넘게 혼자 이끌어 왔다.

천사원을 후원하는 카페와 간간이 찾아오는 개인 봉사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500여 마리의 유기견을 관리하기엔 무리였다. 수년째 천사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레이싱 모델 임민영(28)씨는 “천사원이 알려지면서 개를 버리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생겼다”며 “여기는 사람들이 만든 개들의 지옥”이라고 말했다. 임씨의 말처럼 천사원은 최악의 환경이었다. 분변과 폐자재·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어 숨 쉬기 거북할 만큼 악취가 났고, 어렵지 않게 병든 유기견들을 볼 수 있었다.

노란 앞치마를 두르고 마스크로 입을 가린 봉사자들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을 찾아서 했다. 한쪽에서는 미용 봉사도 이뤄졌다. 낯선 사람들의 손길이 익숙하지 않은 유기견이라 봉사자를 무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유순했다. 개그우먼 허씨는 잔뜩 긴장한 유기견을 안심시키기 위해 말을 걸기도 하고 계속 쓰다듬어 줬다.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보고 있는 내가 다 시원해진다”고 답한 허씨는 “많은 사람의 관심이 이 아이들을 살린다”는 것을 꼭 알려 달라고 했다.

단원들이 수도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사료 기부하고 미용봉사

간간이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봉사자들은 쉬지 않고 몸을 움직였고, 반나절이 훌쩍 지나서야 봉사가 마무리됐다. 발 디딜 틈 없었던 천사원이 말끔해진 것은 물론이고 유기견들에게 물을 공급할 수도 정비도 끝났다. 컨테이너 창고에는 내추럴발란스에서 기부한 한 달 분량의 사료가 쌓여 있었다.

천사원에는 유기견 500여 마리가 있다.
“우리 모두 책임감을”

봉사활동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는 블루엔젤 봉사단의 표정은 밝았다. 몇 시간 계속한 힘든 봉사에 지칠 만도 한데 천사원에 막 도착했을 때보다 표정이 더 밝았다.

윤성창 블루엔젤 봉사단장(내추럴발란스 부사장)은 “동물을 통해 얻은 이익은 다시 동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게 내추럴발란스의 철학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동물에게 받은 행복과 기쁨에도 책임이 따른다. 말을 좀 안 듣고 병이 들었다고 버리는 건 직무유기다. 휴가철에 유기견 수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올여름 휴가철에는 직무유기를 하는 비정한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생한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천사원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윤현주 객원기자 <20040115@han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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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