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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3개월에 출범한 2기 내각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3개월이 지났다. 세월호는 그 전과 후의 역사가 다시 씌어질 것이란 말처럼 한국과 한국인에게 국가혁신의 숙제를 안겨 줬다. 293명이 사망했고 아직도 진도 앞바다엔 11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다. 인성의 비겁과 업자의 탐욕, 정부 무능과 유착 비리, 청와대의 오만과 불통에다 여야 정치권의 정쟁과 대결이 국가혁신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를, 정부는 시스템 개혁을, 국회는 국정조사를 한다고 분주히 움직이곤 있는데 실적은 없고 서로 따로 놀고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임해 국민의 마음은 갈라지고 이를 수습할 감동적 리더십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특히 정치적 책임을 묻는 총리·장관 인사 과정에서 대통령 리더십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어제 2기 내각이 겨우 출범했지만 장관 후보자 두 명이 낙마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 국가혁신의 원천적 에너지인 세월호 민심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철회했지만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끝까지 임명을 강행하려 했다. 국회에 1차 시한이 지난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다시 보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민심이 들끓고 김무성 대표의 새누리당 안에서까지 불복의 기운이 퍼져 가자 결국 정 후보자를 자진사퇴시켰다. 처음부터 두 후보자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고 하루 간격으로 찔끔찔끔 관두게 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판단의 미숙함과 불안정·우유부단을 엿보인 게 아닌가. 게다가 그저께 오후에 있었던 5명 장관의 임명 재가는 그 자체가 국민에게 가장 먼저 알려야 할 사안인데, 하루 뒤인 어제 발표했으니 도대체 청와대 구중궁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2기 내각은 국정혁신과 함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박차를 가해 주기 바란다.

 세월호 참사를 국가혁신의 기운으로 승화하는 데 민심의 안정도 필요하다. 피해 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과 국회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국회에선 몸싸움이 벌어졌고, 단원고 학생들은 1박2일 거리행진을 했다. 정치권의 우왕좌왕, 지지부진에 피해 당사자의 고통과 분노는 십분 이해하지만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세월호 특별법은, 그 중요성에 대해선 다수 국민이 공감하지만 몇몇 구체적인 내용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 가족들이 내놓은 특별법안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자고 하는데 이는 형사법체계를 흔드는 위헌적 요소가 들어 있다. 입법으로 수사·기소권을 새로 창출하려면 특별검사법을 제정하는 게 순리다. 피해 가족들은 진상조사위에 자신들의 대표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하면 결국 피해자가 범죄 수사를 하게 돼 법리적으로 불가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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