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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교가 미인계에 넘어가 안보를 팔아먹다니 …

군의 탈선이 끊이질 않고 있다. 동부전선 일반전초(GOP)에서의 총기난사 사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현역 장교들이 군사기밀을 통째로 무기 중개업자에게 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공군은 제주도로 휴가 가는 군인·군무원과 그 가족에게 군용 수송기를 이용하도록 해 감사원에 적발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불거져 나오는 군의 기강 해이와 비리, 본분을 잊은 처사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그제 발표된 군 기밀 유출 사건은 내용면에서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군 검찰에 구속 기소된 공군본부 박모 중령은 8차례에 걸쳐 3급 군사기밀 21건을 무기 중개업자 김모씨에게 전달했다. 과거 군 기밀 유출이 자필 메모 형식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박 중령은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비밀 문건을 그대로 넘겨주었다. 규모와 방식에서 전례가 없다. 방위사업청 조모 소령도 김씨에게 3급 군사기밀인 소형 무장헬기 탐색개발 결과 보고를 제공했다. 두 사람은 군사기밀을 넘겨주는 대가로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받거나 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장교들과의 회식에 20대 여직원을 동석시키기도 했다. 방사청 소속 최모 대령도 유흥주점 접대를 받고 3급 군사기밀 2건을 자필로 메모해 김씨에게 전달해 불구속 입건됐다.

 보안은 군의 생명이다. 보안에 구멍이 생기면 안보가 흔들린다. 군에서 장병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보안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런데도 영관급 장교들이 돈과 향응을 받고 미인계에 빠져 안보와 직결된 기밀을 외부로 유출한 군을 국민이 어떻게 믿겠는가. 군 당국은 보안 유출자를 일벌백계하는 재발 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현역 장교들이 방위산업체에 재취업한 예비역 장교들과 결탁한 ‘군피아(군 마피아)’ 커넥션의 적폐이기도 하다. 예비역 장교를 고리로 하는 비리의 구조에 손을 대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관료와 마찬가지로 방산 분야에 대한 전역 장교의 재취업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군은 “적은 내부에 있다”는 비상한 각오 아래 적폐를 도려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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