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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S판 자금창구 떴다 … IMF에만 매달릴 일 없겠군

15일(현지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열린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5개국 정상은 신개발은행(NDB)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포트탈레자 신화=뉴시스]

지난 70년간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대표되는 브레턴우즈체제는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룰(rule)이었다. 하지만 중국과 유로존의 거센 도전에 달러 중심의 ‘팍스 아메리카나’를 가능케 한 브레턴우즈체제의 곳곳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질서에 지각 변동이 예고돼서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짐에도 IMF 등 국제기구에서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가 신개발은행(NDB)과 위기대응기금(CRA)을 출범시키며 미국 중심의 기존 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브릭스 5개국의 인구를 더하면 30억여 명으로 세계 인구의 약 43%를 차지한다.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1%에 이른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열린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5개국 정상은 ‘브릭스판 세계은행’인 NDB 설립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

 NDB는 브릭스 5개 회원국이 각각 100억 달러(10조2900억 원)씩 출자해 500억 달러의 초기 자본금을 조성하고, 7년 안에 자본금을 10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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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DB 본부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설립된다. 초대 총재는 인도 출신 인사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총재 임기는 5년이며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될 NDB는 후진국의 기반시설 구축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신흥국 등에 자본참여의 문호는 열어 뒀지만 NDB의 설립을 주도한 브릭스 5개국이 5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주도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유엔 회원국이면 NDB에 참여할 수 있다.

 브릭스 5개국은 또 이날 ‘미니 IMF’로 불리는 1000억 달러 규모의 CRA를 설치하는 내용의 협정에도 서명했다. 자금 유출이나 통화 가치 급락 등에 시달리는 회원국에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자본금 1000억 달러는 중국 410억 달러, 브라질·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이 50억 달러를 분담한다.

 NDB와 CRA는 기존의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장이다. 신흥국들은 그동안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IMF만 쳐다봐야 했다. 위기 때 긴급 자금을 수혈해 주는 곳은 IMF 밖에 없어서다. IMF는 구제금융을 댓가로 신흥국에 강력한 긴축을 요구했다. 신흥국은 속으로는 반발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긴축 요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위기가 와도 긴급 자금을 수혈할 수 있는 곳이 추가로 생기면서 신흥국은 기존 미국 주도의 금융질서를 거부할 수 있는 틈을 확보하게 됐다. 브라질 외교부의 주제 아우프레두 그라사 리마 정무차관은 “브릭스 개발은행과 위기대응기금 설립은 국제 금융질서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신흥국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NDB와 CRA는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규모와 역할 등을 놓고 WB·IMF와 비교하면 다윗과 골리앗 수준이다. 아직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IMF는 자본금 규모만 8374억 달러에 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등의 입김은 여전히 세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회원국 간의 경계심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하현옥 기자

◆브레턴우즈 체제=1944년 기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금 1온스=35달러’로 정한 뒤 각국 환율을 달러에 고정한 통화체제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은 브레턴우즈 체제의 결과물이다. 1971년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태환 중지를 명령하면서 브레턴우즈 체제는 형식상으로 붕괴했지만 이후에도 달러를 중심으로 한 금융질서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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