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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총리부터 탈북자까지 … '통일 밑그림' 머리 맞댄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청사진을 그릴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가 15일 출범했다. 박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았고 실질적으로 통준위를 이끌 부위원장(장관급)에 정종욱(사진) 전 주중대사가 임명됐다. <중앙일보 7월 15일자 6면> 정부 측 부위원장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맡았다. 정 부위원장은 중도성향으로 중국을 오랫동안 연구하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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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부위원장 외에 이날 공개된 통준위원 명단을 보면 ‘통합’과 ‘실리’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읽을 수 있다. 민간 위원 30명은 외교·안보, 사회·문화, 경제, 정치·법·제도 4개 분과에 전직 총리, 장관 등 각 분야의 명망가들을 망라했다. 그동안 외교·안보에 치우친 대북정책을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법률을 포괄하는 통일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중용된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김영삼·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고건 전 총리,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을 지낸 김성재 연세대 석좌교수와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수, 노무현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지낸 한승주 한·미협회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 ‘햇볕정책’ 전문가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진보성향의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고유환 동국대 교수 등도 이름을 올렸다. 탈북자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실장이나 김영희 정책금융공사 수석연구원(전문위원)도 눈에 띄는 인선이다.

 31명이 위촉된 전문위원도 중도적 인사들로 구성됐다. 김재천 서강대 교수,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전재성 서울대 교수,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한석희 연세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핵기술 분야 권위자인 이춘근 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비롯해 실무형 연구진을 포함시킨 것은 세부적인 준비 과제들을 다듬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부 위원으로는 기획재정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 장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11명의 인사 및 통일연구원, 국립외교원 등 6개 국책연구기관의 기관장이 포함됐다. 국회와의 소통을 위해 여야 정책위원회 의장도 당연직으로 참석한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진보·보수를 포괄하는 시민자문단, 대학총장·고교 교장 등으로 구성된 통일교육자문단, 언론자문단 등도 별도로 꾸려진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은 “통일 문제에 대해선 국론을 총체적으로 집약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통일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 전문가와 시민단체, 정부 간 상호 소통과 협업(協業)을 통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통일 청사진을 만드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박 대통령이 창설을 언급한 후 5개월 만에 통준위가 출범하며 정부의 대북정책에 다소 궤도 수정이 있을지 주목된다.

 통준위가 보다 유연한 대북 유화정책 등을 제안할 경우 정부가 얼마나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통준위를 잘 활용하면 원칙을 깨지 않으면서 대북정책을 재조정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통준위원으로 위촉된 한 인사는 “통준위의 구성을 볼 때 지금보다 다소 유화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대북정책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준위의 첫 과제는 특사교환이나 남북고위급 채널의 재가동을 모색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1차 통일준비위 회의는 8월 초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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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