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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휴전 중재, 하마스 "농담하나" 일축

무르시(左), 엘시시(右)
또다시 8일 만이었다. 지난 8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하기 시작한 이래 8일째인 15일을 기해 휴전 제안이 나왔다. 중재자는 이집트였다. 2012년 이-팔 ‘8일 교전’ 때와 판박이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2년 전과 비교해 명분도 결론도 바뀌었다.

 이집트가 14일 내놓은 안은 양측이 공격을 무조건 중단한 뒤 가자지구로 통하는 국경을 열어 사람과 물자 통행을 재개하자는 것이었다. 48시간 동안 1차 휴전이 유지되면 카이로에 양측 군부 수뇌부가 모여 제대로 된 정전 협상안을 벌이자고 했다.

 이날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가자지구 주민은 192명으로 집계됐다. 이미 2년 전 8일 교전의 희생자 177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측은 일단 수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주재로 15일 오전 열린 안보 각료회의에서 중재안을 승인하고 하마스에도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하마스 측은 거부했다. 오사마 함단 대변인은 CNN 인터뷰에서 중재안이 “농담거리(joke)에 불과하다”며 “팔레스타인을 막다른 데로 몰아 이스라엘을 돕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는 15일 50여 발의 로켓포를 이스라엘 전역에 발사했다. 이스라엘 역시 공격중단 6시간 만에 보복 차원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2년 전과 큰 차이 없는 이집트 중재안을 하마스가 거부한 것은 중재자가 2년 새 180도 달라져서다. 당시 이집트 통치자는 무슬림형제단이 배출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었다. 전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과 달리 무르시 정권은 같은 이슬람 계열인 하마스 껴안기에 노력했다. 당시 교전 직후 가자 지구를 직접 방문하는 등 중재에 힘썼다. 덕분에 하마스는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조건부로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집트의 권좌엔 무르시를 축출한 뒤 지난 5월 대선에서 승리한 압델 파타 엘시시가 앉아있다. 무르시 축출 뒤 이집트는 시나이반도에서 알카에다 등 이슬람 급진테러 세력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가자지구로 통하는 수천 개의 지하터널을 봉쇄했다. 이스라엘 쪽 국경에 이어 이집트 쪽 통로까지 막힌 가자지구는 고립무원 신세가 됐다. 하마스는 이번 기회에 양쪽 통로가 모두 재개되길 염원한다.

 그럼에도 결국 이-팔 중재 역할을 맡을 적임자가 이집트라는 데 이견은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재안이 나온 직후 “2012년 휴전 체제로 돌릴 수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존 케리 국무장관을 15일 카이로에 보내 중재를 돕기로 했다.

 이집트는 또 다른 해결의 축인 수단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다. 미 군사전략지 스트랫포에 따르면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된 로켓포탄 다수가 이란 또는 시리아산이다.

 이들 포탄은 수단의 홍해 항구를 거쳐 시나이 반도를 통해 가자지구로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달 수단 하르툼을 방문해 오마르 알 바시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스트랫포는 수단을 이란에서 떼어내기 위해 이집트가 모종의 제안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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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