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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는 맛에 푹 빠진 맛집 동호회

청주맛집멋집 소속 봉사단이 서청주노인 요양원을 찾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 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청주노인요양원. 늘 조용하기만 했던 이곳에 노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휠체어를 탄 노인 20여 명이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는 젊은이들 앞에서 환히 웃었다. 이달 생일을 맞은 노인 3명은 청년들이 준비한 생일상도 받았다.

한 청년이 “할머니 다음달에 또 올 테니 진지 잘 드시고 계세요”라고 말하자 노인은 눈물을 훔쳤다.

 충북에 있는 맛집을 소개하고 맛집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 ‘청주맛집멋집’. 온라인 동호회로 출발했지만 매달 노인요양원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치매 노인을 보살피고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오프라인 자원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카페가 개설된 것은 지난 2004년. 카페는 매달 500여 명 이상이 회원으로 신규 등록할 만큼 충북지역을 대표하는 온라인 카페로 자리잡았다. 충북의 웬만한 맛집 정보는 이곳에서 다 확인할 수 있다. 회원수가 7만5000여 명에 달한다.

카페 개설 2년 뒤인 2006년 8월 “단순히 먹고 즐기는 모임을 탈피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그 다음 달부터 매달 첫 일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초창기엔 청주시 인근 무심천·미호천을 찾아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보육원을 방문해 청소·시설보수·급식봉사·오락봉사 등을 했다. 그러다 2009년부터 서청주노인요양원을 찾아 치매 어르신을 보살피고 있다.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들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서청주노인요양원 권태엽(50) 부원장은 “어르신들께서 손자·손녀 같은 청년들을 볼 때마다 힘을 내시는 것 같다”며 “밥을 드시지 않던 분들도 봉사단 주방팀에서 준비하는 일요일 저녁 식사는 꼭 챙겨 드신다”고 말했다. 요양원에 있는 70여 명 중 치매에 걸린 노인이 대부분이다 보니 때로는 요양원 밖으로 나간 치매환자를 찾아 하루 종일 헤매기도 한다. “자식이 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어르신들의 푸념도 들어줘야 한다. 고경현(35)씨는 “어르신들께 말벗을 해드리고 침대보를 갈아드리는 작은 일이지만 진정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청주맛집멋집 봉사단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횟집 사장에서부터 가정주부·회사원·자동차수리공·미용사 등 직업이 다양하다. 일부 회원은 아들과 조카 손을 잡고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도 실명을 쓰지 않고 서로 별명을 부른다. 명찰에 ‘스테이크’, ‘소심한 두목’, ‘연경비’, ‘용만곰’ 등 카페에 등록한 자신의 별명을 달고 봉사를 한다. 10대에서 50대까지 세대가 다양한 만큼 호칭부터 벽을 허물자는 취지에서다.

청주맛집멋집 카페는 노인요양원 봉사활동에 이어 지난 4월부터 증평정보고에 매월 40만원을 장학금으로 후원하고 있다. 가정형편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돕기 위해서다. 장학금은 매월 초 후원 업체로부터 선착순으로 10만원씩 받아 학교에 전달한다. 카페 운영자 강인중(52)씨는 “충북의 맛집도 소개하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건전하고 따뜻한 온·오프라인 모임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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