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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시 관문 공략법

사회과학 논문 작성에 관심 있는 일반고 고교생들이 주축인 학술동아리 ‘한국청소년사회과학연구소’ 회원들이 지난 5월 2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학술포럼 행사를 열었다. 참가 학생들이 팀별로 모여 앉아 연구계획서를 만들고 있다. [사진 한국청소년사회과학연구소]


올해 고3이 치르는 201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총 모집인원의 64%를 차지하는 수시 전형 원서접수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일반고 학생들은 수시를 준비할 때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 비해 내신 등급에서 유리할지 몰라도 방과후 활동이나 교내 경시대회, 동아리 등 스펙을 쌓을 환경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고 출신 합격자들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수시 관문을 뚫었는지 분석해 봤다. 입시 전문가들은 “내신을 관리하는 게 우선이고, 스펙은 가고 싶은 대학·학과에 맞춰 ‘맞춤형’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환 기자

서울 혜원여고를 졸업한 이모(19)양은 내신 4.85등급으로 올해 국민대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했다. 이양은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싶어 맞춤형으로 리더십을 쌓는 스펙에 집중했다”며 “학생회장, 부회장, 외교 동아리 회장으로 일했고 구청 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 활동한 점이 학생부에서 부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양은 “수시는 교내 활동 위주로 평가하는 만큼 교내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며 “매년 여는 축제라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캠페인을 기획했다’는 식으로 차별화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고교생 중 72%는 일반고생이다. 하지만 대입 실적은 신통치 않다. 서울대(46.7%), 성균관대(49.5%), 연세대(49.9%)에선 올해 처음으로 일반고 출신 신입생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 지역 주요 14개 대학 신입생 중 일반고 졸업생 비율은 63% 수준이다.


 대입 전형은 정시모집과 수시모집으로 나뉘는데, 수능 위주인 정시는 ‘엉덩이 무거운’ 수험생이 유리하다. 황병원 서울 강서고 진학부장은 “정시를 택할 거면 하루라도 빨리 정시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시는 다르다. 공부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보여야 한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최근엔 고교생들도 스펙이 많아 남들 다 하는 활동으론 할 수 없다”며 “활동할 때도 목적과 과정, 결과를 꼼꼼히 잘 정리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이 학생부에 기록할 때도 어떤 방향으로 적히길 원한다는 식으로 꾸준히 의견을 전달하라”고 조언했다.

 올해 입시부터는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에 적으면 0점 처리되는 교외 스펙이 있는 만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박성민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올해부터 교외 수상 실적을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에 기재하면 서류평가에서 0점 처리토록 했다”며 “다만 교외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활동 같은 건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완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자기소개서엔 수학·과학·외국어 교외 경시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 수상 실적은 넣을 수 있고, 면접에선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창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전형지원실장은 “기재 가능한 교외 스펙 기준은 어느 대학이나 동일하다”며 “헷갈린다면 자신이 입학하고자 하는 대학 입학본부에 전화 문의를 하는 게 제일 확실하다”고 말했다.

 스펙 준비에 앞서 내신을 관리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내신이 안 좋은데 스펙부터 챙기는 건 최악”이라며 “내신 4등급이 한양대, 3등급이 고려대에 입학하는 특출난 케이스를 스스로에게 적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내신등급을 따기 버겁다면 최소한 지망 학과와 연관된 과목에서라도 특출난 재능을 보여야 한다. 강서고에서 내신 3.5등급을 맞고 올해 연세대 공학부에 입학한 박근형(19)군은 “수학·과학 내신만큼은 1등급을 놓치지 않을 만큼 자신이 있었다. 영재학급에서 매주 4~5시간, 방학 때는 하루 3~4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재학급에서 대학 교수에게 논문 쓰는 법을 배우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봤던 게 수학·과학 심화 문제를 푸는 식의 수시 논술전형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학업 능력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학생답게 최선을 다했느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일반고가 열악하단 건 대학도 잘 알기 때문에 학업 능력이 좋은 특목고생보다 어려움을 뚫고 공부한 일반고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노력하는 일반고생이 매우 드물다”며 “학교가 수시에 대비해 주길 바라지만 말고 교육청·구청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활동, 교내외 대회·캠프에 적극 참여하고 동아리를 만들어서라도 활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본부장의 말처럼 열악한 일반고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고교생 연합 학술동아리인 ‘한국청소년사회과학연구소’가 대표적이다. 사회과학 분야에 관심 있는 일반고생이 중심이 돼 지난해 3월 만들었다.

정기 모임을 통해 사회과학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논문을 쓴다. 대학 교수로부터 논문 작성법을 배우는 콘퍼런스와 논문 발표회도 열었다. 현재 26개고 학생 8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연구소 대표인 군포고 3학년 이세영(18)군은 “활동할 만한 교내 방과후 활동이 부족해 가입했다는 회원이 많다”며 “관심 분야가 있다면 외부 활동도 적극 찾아나서야 수시에 대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학생부에 외부 경시대회 수상 기록은 넣을 수 없지만 활동은 적을 수 있다”며 “수시를 준비하는 고 1~2 학생이라면 방학을 활용해 지망학과에 걸맞은 외부 활동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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