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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AIIB 본부 유치 요청 … 한국의 묘수

중국 정부가 창설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본부를 서울이나 송도국제도시로 유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의 AIIB 가입을 둘러싼 미·중 갈등을 완화하면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다목적 카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정부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물밑 접촉이 한창이던 4월 “서울이나 송도국제도시에 AIIB 본부를 유치하고 싶다”고 중국측 AIIB설립 준비기구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만 해도 AIIB본부 유치 신청을 한 곳은 중국과 한국 두 곳뿐이었고 최근까지도 신청국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베이징을 AIIB본부 소재지로 원하고 있다.



"서울이나 송도에 두고 싶다"
베이징 원하는 중국에 역제안
한국 AIIB 가입 반대하는 미국엔
중국 독주 막는다는 메시지 전달



 AIIB는 미국·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ADB)의 대항마 성격으로 중국이 창설을 주도하고 있는 기구다. 중국은 지분 50%를 확보할 계획이어서 본부도 중국 안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AIIB가 국제기구라는 점을 부각하며 중국을 설득해왔다. AIIB의 본부를 한국에 두면 중국이 이 기구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미국·일본 등 서방의 우려도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 정부가 AIIB 본부 유치에 나선 건 명분으로나 실리로나 밑질 게 없다는 계산에서다. AIIB는 자본금 1000억 달러로 ADB(1650억 달러)에 필적할 만한 초대형 국제금융기구다. 본부 소재지가 된다면 국제금융질서에서 한국의 위상은 크게 높아진다.



 비록 본부 유치에 실패해도 한국으로선 잃을 게 없다. AIIB 가입을 놓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가입에 적극적이다. AIIB 가입 예상국이 중동과 아세안 등 대부분 친중 국가들이라 미국과 가까운 한국이 가입하면 정치적으로 의미가 크다. 반면 미국은 노골적으로 한국의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 6월까지만 해도 비밀리에 반대 입장을 전해왔던 미국 정부는 이달 들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7일과 8일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과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각각 언론 인터뷰와 정례 브리핑이라는 공개 석상을 빌어 AIIB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3·4일 한·중 정상회담 때 한국 정부가 “중국의 AIIB 추진을 높이 평가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힌 데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이런 상황에서 AIIB 본부 유치전 참여는 다목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미국에는 중국 독주 저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만일 AIIB 본부가 한국에 세워진다면 ‘중국 편중’의 농도도 옅어질 수 있다. 중국을 상대로는 AIIB의 후진적 지배구조를 개선할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은 최근 AIIB 참가 신청국에 ‘지분에 비례한 차등 투표권’의 도입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말해 중국이 지분 50%를 보유하면 중국은 총 100표 중 50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 경우 중국은 모든 사안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 ▶중국 정부가 지명하는 인물로만 구성된 AIIB 집행부에서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총괄하고 ▶상임이사회 없이 회원국들이 3개월에 한 번 꼴로만 만나 경영 전반을 점검하는 비상임이사회 체제로 기구를 운영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가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중국 지분 비중을 낮추고 문호를 개방해 참여국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 정부도 부정적 시각을 의식한 듯 조금씩 태도를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최근 “중국이 최대 지분을 가질 수 있다면 50% 아래라도 관계없다. 미국·일본·유럽국가들의 참여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의 분위기라면 ‘다른 나라들의 의구심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본부는 중국 밖에 둬야 한다’고 설득해 볼 만한 상황”이라며 “본부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이 카드를 활용해 지배구조나 한국측 참여 조건 개선 등 다양한 교섭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약자. 중국에서는 아시아기초시설투자은행(亞洲基礎設施投資銀行)이라고 부른다. 2013년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과정에서 “중국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설립을 제안했다. 중국 베이징과 이라크 바그다드를 잇는 철도 건설 등 아시아 지역의 대규모 기발시설 구축 프로젝트 투자금을 지원한다는 목표 하에 설립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500억 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될 예정이었지만 10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참여 예상국은 중동과 아세안 국가들을 비롯해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20개국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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