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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열어 번 돈 40% 털어 18년째 밥 퍼주는 대구 부부

남세현(56·오른쪽)·김정숙(52)씨 부부가 지난 10일 대구역 뒤편 광장에서 노숙인에게 밥을 퍼주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8년 간 한 달 평균 수입 500만원 가운데 40%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온 사람이 있다. 대구에서 산업용 화학약품 판매점을 운영하는 남세현(56)씨가 그렇다.



사업실패 뒤 재기 남세현씨
아내와 매주 1회 급식 봉사

 남씨는 매주 목요일 저녁 집에서 200인분의 밥을 짓는다. 수성구에 있는 아파트 베란다에 솥 4개를 걸어놓고 부인 김정숙(52)씨와 함께 밥을 한다. 부인과 함께 다 지은 밥과 반찬을 차에 싣고 인근 대구역으로 향한다. 노숙인·혼자 사는 노인 등에게 밥을 퍼 준다. 이렇게 하는 데 한 달 비용이 요즘 200만원쯤 든다.



 남씨가 무료 급식봉사를 하게 된 것은 노숙인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남씨는 19년 전 화학약품 판매점을 하다 실패했다. 주요 거래처인 중소기업 등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해서였다. 전 재산을 날리고 5억원 넘는 빚까지 지게 됐다. 대구역에서 5개월 간 노숙생활도 했다. 남씨는 “영양 부족으로 피부병을 앓고 라면을 사먹기 위해 구걸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며 “재기하면 꼭 이들에게 밥 한 끼라도 나눠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실패 1년 만에 재기할 수 있었다. 친척과 친구들이 일부 빚을 갚아주고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남씨는 화학약품 대리점을 다시 열었다.



 그는 장사를 새로 시작하자 마자 급식 봉사에 나섰다. 부인도 남편의 뜻에 흔쾌히 따랐다. 남씨는 매주 목요일 오후 3∼4시쯤이면 어김없이 가게 문을 닫고 귀가한다. 부인과 함께 시장에 들러 반찬거리를 장만한다. 그는 “밥을 하도 많이 해서 팔 관절이 뒤틀리고 국을 끓이다가 다리에 화상을 입었을 때도 있었다” 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노숙인을 위한 ‘밥집(급식소)’을 여는 것이다.



 그는 지난 1월 부인과 사랑의 장기 기증을 약속하고 장기기증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씨는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남을 돕는 방법은 장기기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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