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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시장에 푸드코트, 품바 공연장 … "지네는 안 팔아요"

모란시장은 파라솔이 밀집해 있는 현재의 장소에서 내년 5월쯤 주차장 터(점선 부분)로 옮겨 간다. [사진 성남시]


수 백 개가 어지럽게 펼쳐진 노랑·파랑·빨강·초록 원색의 파라솔. 그 밑에서 옷과 신발 같은 각종 상품을 파는 사람들. 가끔씩 솥뚜껑을 열고 흙 위를 기어다니는 지네를 보여주는 약재상. 천막 아래서 막걸리를 들이키며 순대·파전 한 점 입에 넣는 손님. 누더기 옷에 피에로 같은 분장을 한 각설이 공연단. 한 켠 건물 1층 앞 철창에 갇힌 멍멍이들….

성남시, 내년 5월까지 새 단장
지저분한 노점들 큰 부지로 옮겨
유럽 광장시장처럼 변신 꾀해
전통에 현대미 더해 젊은 층 공략



 지난 14일 마주한 경기도 성남시 모란장의 모습이다. 끝이 4일과 9일인 날(14일, 29일 등)이면 서울 지하철 8호선 모란역 앞의 폭 30m, 길이 350m 대원천 복개도로 위에 모란장이 선다. 고객은 주로 “옛 정취가 그리워 온다”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다.



 이런 모란장의 모습이 내년 5월부터 확 달라진다. 현 위치 바로 옆으로 옮기면서 다 바꾸기로 했다. 젊은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목표다.



 중앙일보는 14일 경기도 성남시의 새로운 모란장 점포와 부지 디자인 계획을 입수했다. 위치는 지금 모란장 바로 옆 여수보금자리주택중 주차장 공간(2만2575㎡)으로 지금의 두 배 규모다. 성남시는 이미 536억원을 들여 부지를 사들였다.



파라솔 아래 과일을 박스에 담아 진열한 독일 ‘노천 광장시장’이 모델이다. [사진 성남시]
 이곳으로 옮겨 새로 문을 열 모란장의 모습은 이번 월드컵 우승국인 독일의 노천 광장시장을 모델로 삼았다. 성남시 관계자들이 지난 4월 독일 뮌헨과 울름에 다녀오고서 계획을 확정했다. 상인들도 설명을 듣고 합의했다. 대표적인 전통 5일장인 모란장이 유럽 스타일을 받아들여 변신하는 것이다.



 우선 먹거리 장터부터 바뀐다. 호떡이나 꼬치구이 같은 간단한 음식은 ‘푸드 트럭’에서 팔기로 했다. 트럭을 개조해 조리를 하면서 테이크 아웃 형식으로 음식을 파는 것이다. 모란민속시장상인회 유점수(60) 회장은 “트럭을 장만하려면 돈이 들지만 음식 상인들이 대부분 동의했다”고 밝혔다. 파전·두부·족발 처럼 푸드 트럭 형태가 어려운 음식점들은 따로 모여 푸드코트를 꾸미기로 했다. 보다 깔끔한 환경을 꾸며 젊은 고객을 끌이겠다는 것이다.



 장터를 둘러싼 산책로인 ‘둘레길’을 꾸민다. 파는 물품 종류에 따라 파라솔 색깔을 달리 맞춘다. 지금처럼 상인마다 제각각 총천연색 파라솔을 펼치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곡식류는 노란색, 과일·채소는 빨간 색으로 해 고객들이 쉽게 알아보도록 하는 식이다. 파라솔 교체를 비롯한 각종 비용은 상인들이 일부 비용을 대고, 나머지는 성남시가 기업 스폰서를 받아 해결할 생각이다.



 외형뿐 아니라 콘텐트도 바뀐다. 조·수수·찹쌀·고추 등을 파는 잡곡·채소상인들과 붕어·장어 등을 파는 생물상인들은 원산지 표기를 약속했다.



각종 약재를 파는 김경석(73) 할아버지는 “시장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도록 지네 등 혐오식품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모란장의 명물인 각설이 타령을 즐길 수 있는 공연장 또한 마련된다 .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4일과 9일 열리는 5일장 형식은 전통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또 현재의 모란장 옆 건물의 상설 점포 역시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영양원과 보신탕집 등이다. 이들은 5일장인 모란장 상인회 소속이 아니어서 업종을 바꾸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남=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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