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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미남 응원단도 보내주심 안 될까요

‘남남북녀(南男北女)’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책은 1927년 출간된 역사학자 이능화 선생의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라고 한다. 당대 여성과 관련된 풍속을 정리한 책인데, ‘남자는 남쪽 지방 사람이 잘나고 여자는 북쪽 지방 사람이 곱다’는 의미로 이 단어가 실렸다. 피부가 하얗고 얼굴이 갸름한, 외꺼풀 눈의 여성이 조선시대 미인상인데 기후 때문인지 북쪽 지방에 이런 얼굴이 더 많았다. 강계미인(江界美人), 회령미인(會寧美人), 함흥미인(咸興美人) 등의 말도 이런 속설을 뒷받침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288명의 북한 미녀 응원단이 한국을 찾아오자 “역시 남남북녀”라며 전국이 떠들썩했다. 이들의 옷과 화장법은 물론이고 머물던 배에서 무엇을 하는지, 간식은 뭘 먹는지 등 시시콜콜 보도가 이어졌다. ‘미녀 마케팅’의 놀라운 효과를 알게 된 북한은 이듬해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303명의 응원단을,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엔 청년학생협력단이란 이름으로 124명을 보냈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도 2005년 협력단의 일원으로 인천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도 북한 미녀 응원단이 올 예정이다. 북한에선 요즘 응원단을 뽑는 선발시험이 한창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응원단에 뽑히려면 키가 1m60㎝ 이상에 몸매와 얼굴이 수려해야 하고, 출신성분도 좋아야 한다. 그야말로 북한판 ‘엄친딸 선발대회’다. 시험을 통과해 응원단 멤버로 선발되면 두 달 동안 단체 숙식하며 합숙훈련을 받아야 한단다.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녹화라도 해서 방영하면 대박 날 아이템이다.



 응원단이 응원만 잘하면 되지 미녀일 이유는 뭐냐 투덜대면 ‘열폭(열등감 폭발)’ 운운하며 욕을 먹을 게다. 하지만 젊고 예쁜 여자들을 쓸어 모아 체제 선전용으로 파견한다는 발상이나, 이들이 “남북 화해에 기여할 것”이라며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모습이나 우스꽝스럽긴 마찬가지다. 미녀 응원단 파견이 진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미남 군단도 함께 보내달라 제안하고 싶다. 한국에 김수현뿐 아니라 전지현도 있듯, 북한이라고 잘생긴 남자가 없을 리 없다. 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평안북도 출신 ‘미남 시인’ 백석(1912~96) 말고는 도통 떠오르는 북녘 미남이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혹시 아는가. 미남 응원단 파견으로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이 급격히 높아질지.



  이영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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