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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탈북민 창업 지원이 통일 준비 첫 걸음

권선주
기업은행장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을 순방했을 때 메르켈 총리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통일이 되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수없이 통일을 외쳐댔지만, 실상 얼마나 통일에 대해 준비해 왔나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 또한 경제적으로 대변혁을 야기할 사건이지만 우리의 준비는 제대로 시작되고 있을까.



 더 이상 통일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수년 내에 찾아올지도 모르는 현실이다. 통일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준비가 시급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준비된 통일은 축복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통일에 대한 준비도 통일과 마찬가지로 하루아침에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사안이다. 분단의 세월이 길었던 만큼이나 준비해야 할 과제도 많다. 통일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면 비로소 우리 앞에 산적한 다양한 통일 과제들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을 구축하는 동안 민간도 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메르켈 총리의 조언처럼 먼저 탈북민들이 한국을 따뜻한 보금자리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정착한 북한 주민은 2만6000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동토의 왕국에서 생사를 걸고 탈출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생활은 어렵기만 하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탈북민의 실업률은 10%에 이르고, 취업자의 3분의 1 이상이 일용직과 임시직에 머물고 있어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다. 월 평균소득은 140만원 정도로 전체 근로자 평균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상당수 탈북민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데 급급하다. 그런데 탈북민 중에서는 우수한 기술과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잠재적 창업자도 많을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면 그 역량을 꽃 피울 탈북민이 넘쳐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는 멀리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도록 탈북민을 성공적인 기업가로 육성하는 것은 하나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탈북민의 창업이 중요한 이유는 남북한의 동질성 회복과 사회통합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범적인 기업가로 성장한 탈북민은 통일 이후 중요한 일을 담당할 수 있다. 북한에 기업을 육성하는 통일역군이 될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사회의 긍정적인 측면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탈북민들 가운데 창업 비율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창업 유형도 음식점과 같은 생계형 1인 자영업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곤란하다. IBK경제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탈북민은 창업에 대한 열의가 매우 높다. 창업을 희망하는 비중은 무려 51%에 달한다.



 지금부터라도 탈북민의 창업에 길을 터주어야 한다.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거나 창업해도 곧 실패하는 경우가 없도록 탈북민 맞춤형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탈북민의 자질과 능력을 고려한 창업 아이템을 적극 발굴하고, 창업 마인드와 기술력을 갖춘 탈북민을 지속적으로 선발해 나가야 한다. 또한 창업 이후에도 컨설팅, 자금지원, 판로개척 등 종합적인 지원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탈북민을 위한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이다. 더불어 탈북민에게 창업을 통한 도전정신을 길러주고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설령 실패해도 좌절 대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패자부활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이러한 대책들이 탈북민들의 창업 붐을 조성하고 성공적인 정착을 고취하는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에 동참하고자 IBK기업은행도 최근 통일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단순한 생계형 창업 지원을 넘어 성장 유망한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성공한 탈북 기업가들이 계속 탄생하면 어느 순간에 통일대박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탈북민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품어주고 새 터전이 되어주는 것이 통일 준비를 위한 첫 걸음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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