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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수퍼마리오' … 7000억 유로 푼다

역시 ‘수퍼마리오’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또 초대형 경기 부양에 나선다. 올 9월부터 시작될 경기부양의 규모는 ‘적어도’ 7000억 유로(약 950조 원)가 될 전망이다.



분야·지역 콕 찍어 '미사일 대출'
"금리인하·양적완화보다 더 적극적"
돈 갈증 남유럽에 절반 이상 배정
은행들이 얼마나 신청할지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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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 통신은 “대형 금융그룹 이코노미스트 4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9월부터 2년 동안 이어질 ECB 의 표적장기특별대출(TLTRO)이 애초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최소 7000억 유로 정도로 예측했다”고 14일 전했다.



 TLTRO는 드라기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제시한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이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는 이유는 시중은행이 그 돈으로 민간 기업이나 개인에게 재대출을 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TLTRO가 파격적인 이유는 ECB가 시중은행에 대출을 할 때 분야와 지역을 정하는 방식이라서다. 스페인 콤풀루텐세대학 알폰소 팔라시오 교수(경제학)가 2012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미사일 경기부양”이라고 부르며 “남유럽 경기회복을 위해 ECB가 기준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QE)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한 처방이다.



 ECB 실무자들은 9월 1차분으로 4000억 유로를 내정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대출이 실제로 얼마나 이뤄질까’이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T.로프라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드라기 경기부양 규모는 사실상 ECB 손을 떠나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얼마나 신청할지가 TLTRO 성패를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애초 전문가들은 비관적이었다. 유로존 시중은행들이 2000억~4000억 유로 정도만 신청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더욱이 포르투갈 최대 시중은행이 지주회사에 빌려준 돈이 떼일 위기에 처하는 사건도 불거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ECB가 싼 자금을 준비해도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예상과 달리 이코노미스트들은 7000억 유로가 대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정도 돈이 대출되면 드라기 경기부양은 수퍼 패키지가 된다. 중국은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년에 걸쳐 4조 위안(약 4740억 유로)을 풀었다. 단 TLTRO가 미국이 지금까지 양적 완화(QE)로 푼 3조4000억 달러(약 2조5000억 유로)보다는 적다.



 드라기의 경기부양은 금융권 자금시장에서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사들이는 미국식 QE와는 성격이 다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대공황 때 부흥공사를 통해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방식에 가깝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유로존 회원국간 대출 금리 차이가 너무 난다(금융 파편화)”며 “이런 상황에선 미국식 QE를 해도 정작 돈이 필요한 남유럽에 자금이 흘러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드라기가 대출 분야를 정하지 않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2011년 말 이후 실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효과가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중은행들이 그 돈 대부분을 다시 ECB에 저축해 놓고 정작 기업과 가계에 빌려주지 않고 있어서다(신용창출 위축).



 블룸버그는 “시중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기는 걸 막기 위해 드라기가 지난달 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췄다”며 “ECB로 되돌아오는 TLTRO 자금에 벌금을 물리기로 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드라기는 돈 갈증이 심한 남유럽에 7000억 유로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배정할 방침이다. 남유럽 시중은행들의 ‘금융파업(대출 기피현상)’을 하루라도 빨리 풀어야 실물 경제가 살고 디플레이션 위험을 줄 일 수 있어서다. 독일엔 23.7% 정도가 할당된다. 독일은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거의 모든 한도를 쓰기로 했다.



 드라기의 미사일 경기부양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유로존 경제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지는 분석되지 않았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0.15%)보다 겨우 0.1%포인트 높은 연 0.25%에 자금을 빌려 대출해주기 때문에 은행 순이익 증가엔 긍정적이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나티식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2015년 순이익이 TLTRO 덕분에 평균 2% 남짓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 수익 개선은 대출 기피를 완화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



강남규 기자



◆표적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후속으로 마련한 경기 부양 패키지. 재정위기 탓에 남유럽 경제가 장기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독일 등에선 주택거품 양상을 보여 ECB가 무차별적인 양적 완화(QE) 대신 표적을 정해 돈을 주입하기로 했다. 1980년 이후 금기시된 중앙은행 특별금융(특융)을 부활시킨 셈이어서 비(非)정통 정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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