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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40세 여성, 45년 더 살지만 10년은 골골

서울 강서구에 사는 박모(45)씨는 지난해 아버지를 여의었다. 10년 넘게 당뇨병을 앓던 아버지(당시 72세)는 결국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별세했다. 박씨는 “합병증으로 고통스럽게 혈액투석을 하다 돌아가셨다”며 “할아버지도 당뇨를 앓다 가셨는데 유전된다는 당뇨병으로 나도 고통받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2011년 출생아 10년간 질병
평균수명 여자 6.8년 길지만
질병으로 3.6년 더 고생해

 이런 걱정은 박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하게 사는 것은 축복이고, 인간은 누구나 건강을 갈망한다. 하지만 어려서 큰 병을 치르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 만성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앓는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인간은 질병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얼마 동안 병으로 고생할까.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우리나라의 건강수명 산출’ 보고서에 따르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10년 이상 질병을 달고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2011년에 태어난 아기의 기대여명은 81.2세였다. 기대여명은 앞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을 예측한 수치로서 그만큼 살 것으로 기대되는 남은 수명이다. 81.2년을 살면서 10.5년간 병을 앓기에 건강수명은 70.7세로 산출됐다.



 건강수명은 말 그대로 건강하게 사는 기간이다. 가령 기대수명이 80세인데 건강수명이 70세라고 하면 평생 10년은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아프다는 뜻이다. 여기서 10년은 아픈 기간의 총합이다. 70세까지 건강하다 죽기 전 10년을 내리 병상에 누워 있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건강수명을 산출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 이번 연구에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 표본조사 자료를 활용, 123개 질병의 장애가중치를 반영했다. 우선 어떤 질병의 유병률(有病率·특정 성별과 연령대가 해당 질병을 갖고 있는 비율)을 감안해 평생 동안 이 질병에 걸려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거나 누워 있어야 하는 시간을 구한다. 기대여명에서 이 값을 빼면 건강수명이 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 든 사람일수록 앓는 기간이 점점 줄었다. 예를 들어 당뇨병으로 아버지를 여읜 박씨는 현재 45세 남성이므로 앞으로 79.3세까지 살 수 있으니 기대여명은 34.3년이다. 그는 7년을 병으로 고생할 전망이다. 반면 현재 40세인 여성은 85.4세까지 살고(기대여명 45.4년) 10.1년을 병으로 고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사회연구원 고숙자 부연구위원은 “나이가 든 사람이 앓는 기간이 짧은 것은 이전에 질병으로 고생했던 기간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건강수명의 차이도 확연히 드러났다. 2011년에 태어난 남자 아이는 77.6세까지 살면서 68.7년을 건강하게 산다. 반면 여자 아이는 84.4세까지 살면서 72.4년을 건강하게 산다. 여자가 6.8년 더 오래 살지만 질병으로 고생하는 기간도 남자보다 3.6년 더 길다.



 특히 2010년과 비교했더니 건강수명 증가속도가 기대여명의 증가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건강수명은 70.4세로 1년새 0.3년이 늘었다. 같은 기간 기대여명은 0.4년 늘었다. 이런 차이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기인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정영호 연구위원은 “단순히 오래 사는 ‘수명의 양’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수명의 질’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고령화 시대에 단일 질병이 아닌 여러 만성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젊은 사람부터 국가가 건강을 꾸준히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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