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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22회] '성형 공화국' 대한민국의 빛과 그림자

[앵커]

요즘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성형외과를 찾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요즘같은 '시즌'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성형 열풍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닐 텐데요. 최근 한국 성형외과의 수술 건수가 세계 3위라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성형수술의 피해도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수술대에 누워 마취제에 의식을 잃은 사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탐사플러스는 수술대에서 잠든 사이 의사가 바뀌는 이른바 '유령 의사' 실태를 고발합니다.

박성훈, 이희정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딸아 걱정 마~. 이제 시집갈 수 있을 거야!"

길거리마다 성형 광고가 넘쳐납니다.

수술 전후 사진을 내걸고, 누구나 달라질 수 있다며 성형을 부추깁니다.

TV의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성형은 단골 메뉴가 됐고,

[김지연/JTBC 비밀의 화원 중 : 사실은 눈 코 입 중에 코 여기만 살짝 했어요.]

[전현무/JTBC 비밀의 화원 중 : 대회 때는 공개 안 하셨다가 지금 처음 말씀하시는 거죠? 이 코는 했었다]

[김지연JTBC 비밀의 화원 중 : 코 했다고 제 입으로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에요.]

일반인들에게도 성형은 더 이상 비호감의 사건이나 감출 일이 아닙니다.

[윤아라/배우 지망생 :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고치고 나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확실히 하니까 안 한 것보다는 낫다, 잘 견뎌낸 것 같아서 좋겠다, 뭐 이런 좋은 반응을 보이니까 저는 더 좋았죠.]

너도 나도 성형 사실을 밝히고, 권장하는 시대.

7월로 접어들면서 성형외과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방학과 휴가, 중간 졸업 시즌까지 맞물려 성형을 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겁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 김모 씨도 고민 끝에 이번 여름 눈과 코, 턱 성형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김OO/취업준비생 : 똑같이 높은 스펙 가진 친구들이 많다 보니까, 요즘에 취업을 한 번에 잘 하려면 외모가 어느 정도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성형은 이미 학점이나 자격증과 같은 하나의 필수요건이 됐습니다.

[김OO/취업준비생 : 너무 남성스럽다고 지적받는 경우는 굉장히 빈번한 편이고 남자 친구 있냐, 왜 없는지 알겠다, 이런 식으로 조롱당한 경우도 많고 돌려서 비난을 받더라고요.]

서울의 한 유명 성형외과를 찾아가 봤습니다.

상담에 들어가자 적나라한 지적이 쏟아집니다.

[성형외과 상담실장 : 만약에 원장님께서 보시고 콧구멍 내리기를 해야 한다고 하면 꼭 하셔야 해요.]

눈 크기와 코 높이, 턱 윤곽과 주름 등 환자에게 권유한 성형 부위는 천차만별.

[성형외과 상담실장 : 눈은 생각 없으시죠? 눈도 하시면 예쁠 것 같은데. 작은 눈이 아니라서 하시면 더….]

자연스럽게 가격 흥정으로 이어집니다.

[A 성형외과 상담실장 : 80~100(만원) 정도 할 거를 40~50(만원)으로 할 수 있게끔, 비용이 너무 높아지니까. 그냥 실리콘이 제일 안전하시니까, 내 몸에 안 맞아도 제거만 하면 되니까….]

수술 모델을 하면 비용을 절반으로 깎아주겠다고 제안하는 곳도 있습니다.

[A 성형외과 상담실장 :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그 때 스케줄 뺄 수 있으시면 이 수술 비용의 50%까지 해드릴 수 있어요. 수술하시는 분에 대해서는 촬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50%를 해드리는데….]

50대 주부 김은영 씨는 지난해 동창회에 나갔다가 늙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충동적으로 성형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김은영 : 그런 거에 관심도 없고 평범하게 살았는데 막상 친구들 모여서 얘기하다 보니 솔깃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순간적으로, 충동으로 계획 없이 (한 거죠.)]

국내 한 설문조사에서 대학생의 28%가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10명 중 8명은 "외모에 만족해도 성형 수술을 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김지영/서울시 영등포구 : 좀 더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돼잖아요.]

[신정원/서울시 화곡동 : 자기 만족하는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해요. 예뻐지면 자신감 생기고.]

현재 우리나라의 성형외과는 9000곳이 넘습니다.

[김귀옥/ 한성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외모 산업이라는 게 성형외과 병원이 너무나 많고, 특히 수도권 서울에 집중되있기 때문에 이제는 손쉽게 성형외과를 간다는 것은 일반 외과 가는 것처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회적인 조건이 된 것이 결국 성형을 하고자한 구체적인 욕망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데까지 가는 겁니다.]

성형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압구정역 인근, 제가 서 있는 3km 남짓한 구간에만 성형외과 250여 개가 몰려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 평균 수백 명의 여성들이 상담과 수술을 받고 있는 이 성형 병원들의 이면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취재진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한 20대 여성을 만났습니다.

수술 후 염증이 생기고 코가 비뚤어지는 등 부작용을 겪고 있었습니다.

[김모 씨/OOO 성형외과 대리수술 피해자 : 코도 옆에서 보면 매부리를 했는데, 뼈를 깎아냈는데 옆에서 보면 매부리가 있고 더 시간 지나면 좋아진다고 하는데 염증도 생기고….]

염증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김모 씨/ OOO성형외과 대리수술 피해자 : 예전에는 더 빨개지고 아파서 병원 가서 약 타 먹고 있었어요. 지금은 염증이 생긴 건지, 무슨 부작용이 생긴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김씨가 다른 얘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수술을 자신이 상담한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는 겁니다.

[김모 씨 : 대리의사가 한 게 맞아요.수술 들어가고 나서 원장님이랑 같이 있었는데 수술 깨니까 간호사밖에 없었고. 1700 정확한 원장님이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CCTV라도 확인해서 이렇게 수술한 거 확인하고 싶어요.]

김 씨의 의심은 확신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과연 사실일까.

취재진은 어렵게 이 병원에서 최근까지 근무했던 의사와 접촉할 수 있었습니다.

[잠깐 통화 괜찮으세요?]
[오래 하기는 좀 힘들고요. 잠깐은 괜찮아요.]

수술대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우선, 환자의 상태에 맞춰 수술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직 OOO 성형외과 의사 : 시작하면 간호사들이 켰다가 끝나면 꺼서. 그 타임을 재가지고 위에다가 보고하고….]

쌍꺼풀은 30분, 눈 트임은 1시간 등 기준시간이 있었고 그 안에 수술을 끝내야 했습니다.

[전직 OOO 성형외과 의사 : 환자입장에서 그게 말이 안 되는 건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걸 인정을 안 해주니까. 정해진 시간 안에 해야 되는 거고….]

그는 이른바 '페이닥터', 즉 수술 집도를 위해 일정 기간 병원에 고용된 의사였습니다.

병원의 요구에 맞춰 수술을 중간에 멈춰야 했고, 의사가 바뀌는 일도 벌어진다고 했습니다.

[전직 OOO 성형외과 의사 진술서(음성대역) : 집도의사들은 하고 있던 수술을 중단하고 나가서 상담을 해야 하는 것이 병원의 기본 방침입니다. 자리를 비운 시간이 1시간을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해당 의사의 근로계약서를 넘겨 받아 검토해봤습니다.

수술한 의사와 상담한 의사를 나누어 돈을 분배토록 명시돼 있습니다.

환자를 상담한 의사가 직접 수술하지 않는, 이른바 대리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씨도 피해자 중 하나였습니다.

[OOO 성형외과 전직 의사 : 성수기 때는 한 새벽 3~4시? 이렇게까지 하죠, 보통. 원래는 일반적으로 (밤) 12시? 거의 10~12시, 평균 그 정도 끝나고. 아니면 (밤) 12시 넘을 때도 많고 그렇죠.]

탐사플러스 취재진은 모 병원 전직 의사들이 수술 실태를 폭로한 진술서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대리 수술에 관한 대목에서 병원의 안면윤곽 수술은 대부분 치과의사들이 대리 수술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코수술 환자들 중에서 많은 부분을 이비인후과 의사 A씨가 대신 수술해왔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B성형외과 전직 간호사 : 원장 밑에 닥터들이 한 명씩 붙어 다녀요. 원장이 바쁘면 그 사람들이 수술 바꿔주는 경우도 있고요.]

진술서의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성형외과의 비정상적인 행태는 수면 마취제 문제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불법 행위를 환자가 알지 못하게 속이려다 보니 자연히 대량의 수면 마취제가 필요하고, 마취에서 깨지 못하게 약물을 더 많이 넣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김선웅/대한성형외과협회 이사 : 환자가 수술대에 눕는 순간 수면 마취를 시키는 거죠.마취를 시켜서 환자가 자는 것만 확인이 되면 바로 나가는 거예요. 그리고 전혀 생면부지의 다른 의사가 들어와서 다른 수술을 하고 환자가 깨기 전에 수술한 집도 의사는 나가고 그렇게 수술이 진행되는 일종의 사기 행위인데.]

간단한 코 수술의 경우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의 적정량은 5~7cc선입니다.

하지만 환자가 깨지 않도록 수술시 적정량의 10배 이상을 사용했다고 털어놨습니다.

[OOO 성형외과 전직 의사/진술서(음성대역) : 환자 1인당 시간당 30~60cc를 사용했고, 13개월동안 3만cc에서 4만cc를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 사용량은 절대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고도 적시했습니다.

그만큼 프로포폴 과다 사용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OOO 성형외과 전직 의사 : 프로포폴은 또 다 쓰면 체인지하고 또 체인지하고 하는데, 그때 그때 다 기록을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고요. 자체적으로 기록을 안 하죠.]

이는 결국 성형 수술의 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대학 진학을 앞두고 성형 수술을 받던 19살 장모 양이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당시 성형수술을 상담했던 전문의가 마취를 하고 수술실을 나간 뒤 다른 의사가 들어와 환자를 수술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학생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고,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모 씨/ 피해자 아버지 : 상담할 때는 3시간 한다고 헀는데 7시간이 걸렸어요. 보호자가 있는데 알리지도 않고 전신마취를 하고….]

더구나 상당수 병원들이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상태에서 불필요한 마취를 하다 보니 사고 위험성은 더 커집니다.

자격증도 없는 간호조무 학원생들이 수술 보조를 맡기도 합니다.

[C 성형외과 전직 간호사 : 사람이 여의치 않으면 (실습생을) 투입하죠. 수술실에 들어가서 곁눈질로 봤다 이거죠.]

데뷔 22년차 배우 노현희 씨.

폭넓은 연기가 하고 싶어 성형을 했지만, 성형수술 실패와 인터넷 악성 댓글 때문에 지난 10년을 눈물로 지냈습니다.

[노현희/배우 : 잘못된 어떤 판단 때문에 방송도 멀리하면서 대인 기피증도 생기고 여러 가지 악플에도 시달리고 힘들었던 나날들이 있었잖아요. 재기를 하면서 용기 있게 시청자분들 앞에 다시 나왔어요.]

시커멓게 멍든 얼굴과 붕대로 꽁꽁 싸맨 몸. 펜 자국이 가득한 얼굴에 긴장이 묻어납니다.

하지만 불안한 눈빛 속엔 기대감도 차있습니다. 성형 수술을 마치고 회복을 기다리는 환자들입니다.

성형을 통해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다짐하는 여성들을 조명했습니다.

[여 지/미술가 : 수술 직후에 붕대를 감고 있고, 멍이 있고, 상처가 있는 가려움을 이 사회에 한번 드러내보자 라고 생각을 하게됐어요.]

인간을 상품처럼 디자인하고, 몸을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하는 세태를 꼬집은 겁니다.

[여 지 /미술가 : 굉장히 우리에게는 익숙한 초상화이기도 하면서 굉장히 어색한 초상화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 사회 이면에 있는 잘 드러나지 않는 여성의 초상화라고 생각을 했어요.]

[따 루 /방송인 : 다양한 사람들에 눈이 익숙해 져야 이것도 예쁘다 저것도 예쁘다 하는데 요즘엔 무조건 얼굴이 작아야 되고 눈이 커야 하고 날씬해야 하고 48kg이어야 하고 그런 것이 너무 굳어져 있는 거 같아요. 저는 사실 한국 성형 열풍은 지나친 면이 많다고 생각을 해요. 너무 똑같이 미의 기준은 너무 좁고 얼굴이 작아야하고 저는 제가 정치인이었으면 양악수술 금지하고 싶어요]

지난해 성형수술 분쟁으로 인한 상담 건수는 4천 806건으로, 1년 만에 3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성형수술 부작용 피해구제 건수도 2008년 42건에서 지난해 130건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김선웅/대한성형외과의사협회 이사 : 이거는 처음부터 사기예요. 섬뜩하지 않습니까. 의사가 자기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서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을 쓴다는 거 자체가. 이거는 지금 수술이라는 근본적인 본질을 훼손하는 어마어마한 사건이에요. 문제가 심각합니다.]

중국 찌아인시의 한 아파트.

양진펑씨는 올해 결혼 9년 차 주부입니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아이들도 챙깁니다.

왕씨의 집 거실에는 두 장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하나는 결혼식, 또 하나는 최근 찍은 본인 사진입니다.

자세히 보면 두 얼굴이 조금 다릅니다.

양 씨는 얼마 전 코를 높이는 수술을 했습니다.

[양진펑(29)/중국 찌아인시 : 옛날 같으면 사진 찍으면 입체감이 돋보이지 않았는데 수술하고 나서 콧대도 세우고 하니까 사진발이 잘 받는다….]

컴퓨터 앞에 앉은 왕씨가 한국 드라마를 클릭해 보기 시작합니다.

최근 본 드라마 중 가장 재미있어 틈만 나면 본다는 왕씨.

[양진펑(29) : 중국에도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지만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니까 한국 분들 좋아하게 되고….]

자연히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과 한국 성형 기술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던 겁니다.

[양진펑(29) : (한국) 연예인들이 저렇게 윤곽이 드러나고 예쁘니까, 코나 균형이 잡혀 있어서 부럽기도 하고 균형도 잡혀 있고….]

양씨가 찾은 곳은 아파트에서 5km 남짓 떨어진 한국식 성형외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한복을 입은 중국 여성들이 다소곳이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병원 내 진료실 간판들도 한글로 돼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양씨는 이곳에서 코 수술을 했고, 결과가 만족스러워 눈 수술도 추가로 하기 위해 다시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중국 성형외과보다 믿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양진펑(29) : 중국 의사와 한국 의사를 비교해보면, 중국 의사들은 수술을 받고 나서도 그렇게 자연스럽지가 못하고 회복기간이 길어서 출근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반면 한국 의사들이 하는 수술은 자연스럽고 중국 전통방식하고도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 병원에는 한국 성형외과 의사 3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주잉/중국 아이얼메이 성형외과 사장 : 모든 회사나 내가 외국인을 쓰려면 국가에 외국인을 쓸 수 있는 자격증이 있어야 돼. 그래야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거든요.]

한국인 의사들은 모두 외국인 진료 정식 허가증을 받았습니다.

중리 씨 역시 몇 달 전 한국의사에게 성형수술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찍은 사진을 보며 만족스러워 합니다.

[중리(25) : 코 수술한 게 분명하게 돼서 매우 만족해요. 모든 게 괜찮아졌어요.]

상하이의 런하이 성형외과.

중국 성형외과인데 한국 성형 의사를 위한 진료실이 따로 있습니다.

한국 연예인의 사진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리 링씨도 한국 연예인처럼 얼굴을 바꾸고 싶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리링(28)/중국 상하이 : TV든지 인터넷이든지 잡지에서 보통 나오는 한국 생긴 분들, 예쁘게 생긴 사람들이 너무 많고. 그러다 보니까 중국 사람들 편견에는 한국에 의료 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아주 선호해가지고 이 사람들은 다 고칠 것이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중국 여성들의 한국 성형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큽니다.

[지 샤오린(28) : 텔레비전에서 뉴스에서 그런 걸 많이 봤기 때문에 해놓은 모습을 보니 잘 돼 있어서... 김희선을 닮고 싶다. 완벽해서]

[쑤 레이(27) : 중국 드라마에 나온 사람들은 한국보다 적지만, 한국은 훨씬 자연스러워 보인다. 중국 성형도 한국 여성 드라마 배우를 따라하는 편이다.]

자연히 중국 내 한국식 성형외과들은 늘고 있는 추세.

[양궈시안/중국인 성형외과 의사 : 중국에서 수술 실패하면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 하고 오면 이런 게 힘드니까, 중국에서 한국 의사 찾는 사람이 많은 거죠.]

그런데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 수술을 하는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주 잉/중국 아이얼메이 성형외과 사장 : 이 동네 옆에 상주시라고 있습니다. 거기에서도 제가 두 달 전에 한국 의사가 와서 불법하다가 단속 걸려서 갔거든요. 브로커가 손님을 모아 오면 호텔이나 여관방에서 불법 주사를 놓는다던가 이런 식으로 많이…. 그거 다 불법이죠.]

중국 CCTV 방송은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허가도 받지 않고 들어와 수술을 하는 등 불법을 일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가 외국인 의사 등록 제도를 더 강화했지만 상황은 여전합니다.

이로 인해 중국 여성들이 한국 성형 의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셰 샤오링/중국 아이얼메이 성형외과 상담원 : 한국 의사들이 여기 와서 성형하는 것에 대해 합법적인가 그런 쪽으로 의심을 많이 하고….]

중국 상하이시 썬더 병원.

취재진은 9년째 중국 병원에서 진료하고 있는 한국 성형외과 의사를 수소문해 찾아갔습니다.

김은수 박사는 중국 내 한국 성형 의사들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중국 의사보다 한국 성형의들의 기술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사례를 들었습니다.

[김은수/중국 썬더병원 성형외과 의사 : 중국 의사한테 수술 받았는데 앞에서 보면 굉장히 보기가 안 좋죠. 코가 내려앉아서 그런 거죠, 염증이 있고. 그래서 한국 의사에게 다시 받겠다는 케이스….]

[김은수/중국 썬더병원 성형외과 의사 : 쌍커풀 수술하고 결과가 안 좋아서 교정하려고 중국 의사한테 다시 찾아가서 세 번 수술을 받았는데 할수록 악화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재수술을 한 거죠.]

하지만 중국 내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이 무허가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은수/중국 썬더병원 성형외과 의사 : 대개는 합법적인 건 아니죠. 합법적이라는 건 여기에서 중국 면허를 획득하고 합법적인 자격이 생기는데, 그런 과정없이 와서 수술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죠.]

똑같은 한국 의사의 사진이 여러 병원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은수/중국 썬더병원 성형외과 의사 : 사실은 그 병원에서 일을 안 하고 이름이랑 얼굴만 도용해서 하는 경우이죠. 실제로 많은 거예요.]

한국 의사가 중국에 와서 불법 수술을 하는 연결고리는 다른 데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시내 중심가.

취재진은 대형 미용실을 찾아갔습니다.

[미용실 관계자 : (한국 성형외과 의사에게 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네, 좀 있습니다.]

수술비의 50%를 수수료로 받고 미용실 손님들을 성형외과에 알선해준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 성형 의사들이 주 알선대상입니다.

[미용실 관계자 : (이쪽에서 소개를 하시면 어느 정도 보수를 받나요?) 50대 50으로 합니다. 예전에도 와서 협의한 적이 있었는데 원하는 손님을 연결해 드렸습니다.]

중국에서 성형외과 광고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이렇게 미용실을 통해 환자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은수/중국 썬더병원 성형외과 의사 : 마케팅 회사에서 호텔을 빌려서 미장원 사장들을 초대해요. 그러면 미장원 사장은 성형에 관심 있는 환자를 데려오고." 2319 "거기에 한국 의사가 들어가는 거죠. 한국 성형이. 유명한 누구…. 한국 의사가 들러리로 들어가는 거예요.]

한 성형외과가 주최한 중국 미용협회 관계자 한국 초청 행사.

친선 교류를 표방하지만 중국 미용협회들을 통해 성형 환자 모집의 활로를 개척하는 겁니다.

[김은수/중국 썬더병원 성형외과 의사 : 여기는 마케팅 회사가 갑이에요. 의사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중국에서 그냥 마케팅 회사가 시간이랑 병원을 정하면 와서 수술만 해주는 거예요.]

성형 수익을 올리려는 일부 의사들의 문제가 한국에서 중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조 군/중국 상하이 강위 성형외과 원장 : 호텔에서 불법 수술을 했는데 잘못돼서 원장님이 다시 손을 봤다고 합니다. 이미 그 의사는 한국으로 돌아갔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중국인 첸 메이싱 씨는 들뜬 마음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인터넷으로 다 검색해 봤다며 성형 수술을 잘 받고 예뻐져서 중국으로 돌아갈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첸 메이싱/중국 강소성 : 이번에 정말 잘 될 거 같아요. 어제 병원 한 곳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지금은 다른 병원 한번 가보려고요.]

서울 강남의 병원 곳곳에 중국인 성형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차량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하며, 내가 제대로 된 병원을 찾았을지, 좋은 의사를 만난 건지 걱정하고 기대하며 수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잠든 사이 의사는 바뀌고 수면 마취제는 과다 투여되고, 또 중국에 불법 원정 수술을 하는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의 현 행태.

의료법 2조는 의사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은 정작 자신의 주머니만 보호하고 있는 어두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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