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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 "인사말 짧게 하겠다, 탄소배출 줄이려 … "

왕양(汪洋·사진) 중국 부총리가 유머와 직언 등 뛰어난 화술로 일약 국제적 스타 반열에 올랐다. 중국 인터넷에서 ‘왕양 유머’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다.



미·중 전략경제대화 스타로
웃음 적고 엄숙한 케리도 박장대소
"미·중 흥정해야" 날카로운 직언도
인터넷선 '왕양 유머' 단어 생겨

 계기는 10일 베이징(北京)에서 끝난 제 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였다. 왕 부총리는 9일 전략경제대화 개막 인사말에서 “말을 좀 짧게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말을 짧게 하면 에너지가 절약되고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지 않겠나. 나는 오늘 ‘저탄소 대변인’”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웃음이 적고 엄숙하기로 유명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폭소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장내가 웃음바다가 된 것은 물론이다.



 인사말을 짧게 한다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중국 관리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상투적인 인사말과 허례허식 배격’을 실천한 행동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왕 부총리의 인사말은 4분을 넘기지 않았다. 에너지 절약과 기후변화·환경 문제는 이번 전략경제대화의 핵심 안건 중 하나였다.



 왕 부총리의 유머는 계속됐다. 미국 대표단을 환영하면서 논어에 나오는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라는 논어 문구를 인용했다. 그는 “친구(미국)가 멀리서 나(중국)를 보러 왔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친구를 뜻하는 ‘붕(朋)’자는 중국 고대 화폐 단위 중 하나였다”고 부연했다. 멀리서 돈(미국)이 찾아왔으니 기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역의 설명을 들은 미국 대표단은 또 박장대소에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고 우스개만 늘어놓은 건 아니었다. 직언도 서슴지 않았다. 미·중 관계를 설명하면서 그는 “중국과 미국은 국가 상황이나 제도가 전혀 다르다. 때문에 국가 이익 역시 완전히 일치할 수 없다”며 서로의 이견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러면서 “대화라는 건 이 같은 이견을 조정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그러기 위해선 서로 주고 받는 흥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총리의 말솜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워싱턴에서 열린 양국 전략경제대화에서도 그의 유머는 빛났다. 부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화에 참석한 그는 역시 미국 대표로 처음 참석한 제이컵 루 재무장관을 거론하며 “우리 둘은 신인(新人)이다. 중국말의 신인은 신혼부부를 말한다. 미국이 동성연애를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런 관계가 아니니 오해 말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은 함께 가야 할 부부관계나 마찬가지다. 이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루퍼드 머독과 웬디 덩이 이혼하는 걸 보니 손해가 너무 크더라”고 말해 회담장을 다시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호주 출신 언론 재벌 머독이 자신의 세 번째 부인인 중국 화교 출신의 웬디 덩과 이혼하면서 10억 달러 이상의 위자료를 지불한 것을 빗댄 말이었다. 미국의 한 기자는 10일 중국 신문망에 “왕 부총리야말로 미국의 (대화)문화를 알고 협상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중국 지도자”라고 추켜올렸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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