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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깊은 잠 못 잔다면 멜라토닌이 해법

55세 이후 노화가 빨라지거나 야간 조명이 너무 밝으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김수정 기자
잠이 보약이라 했다. 건강하려면 잘 자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잠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11)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8만3000명으로 5년 새 85%나 늘었다(2007년 20만7000명). 이들 10명 중 7명이 50대 이상 고령이다. 나이가 들수록 멜라토닌(수면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요즘 불면증은 멜라토닌으로 설명한다. 습관이나 노력보다 몸안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것이 불면증을 극복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한국인 38만여 명이 겪는 불면증 예방·치료법

정심교 기자



뇌에서 생성 … 55세 이후 분비량 급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우울증·불안증에 시달릴 때 불면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불면에 시달린다면 멜라토닌 분비의 감소를 의심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신체 각 기관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이라는 곳에서 주로 분비된다. 망막·홍채·모양체·눈물샘·위장관·피부 등의 기관에서도 일부 생성된다.



망막 외부에서 빛이 없을 때, 즉 컴컴할 때 망막시상하부가 뇌를 자극하면 뇌의 송과선에서 멜라토닌을 만들어낸다. 건강한 성인의 멜라토닌 혈중농도는 오전 2~4시에 가장 높다(야간 혈중농도는 60~200pg/mL 수준). 반대로 망막 외부에서 빛이 들어오면 송과선에서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에서 깨게 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수면역학센터 홍승철(대한수면학회장) 교수는 “보통 아침 햇빛을 받은 지 15시간 후에 졸리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두운 밤에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2시간 후부터 잠에 든다. 멜라토닌을 ‘수면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가령 오후 9시부터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11시부터 잠에 들기 시작한다. 네온사인처럼 밤에 반짝이는 불빛은 수면을 방해한다.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형광등이 빼곡해 밤에도 불이 밝은 편의점에 갔다 오거나 편의점에서 야간근무할 때 수면에 방해를 받기 쉽다.



홍 교수는 “사람의 생체리듬은 1879년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이전의 빛 환경에 맞도록 설계돼 있다”며 “숙면을 위해서는 저녁 무렵 침실·거실의 조명 밝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멜라토닌은 빛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분비량이 결정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분비량이 줄어든다. 특히 55세 이후 수치가 크게 떨어진다.



멜라토닌을 측정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멜라토닌은 혈액이나 타액을 채취해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보통 1시간 단위로 다섯 번을 측정해 멜라토닌이 언제 가장 많이, 얼마나 분비되는 지 시간을 점검한다. 하지만 검사 방법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잠을 자는 도중 혈액이나 타액을 채취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검사 대상자의 멜라토닌이 평균보다 늦게 나올 수도 있는데 적게 분비되는 것으로 잘못 측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멜라토닌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포함해 멜라토닌 전반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멜라토닌 성분의 수면제 국내서 곧 시판



멜라토닌이 왕성하게 분비되도록 하려면 아침에 40분 정도 햇빛을 쬐는 것이 추천된다. 햇빛이 수면각성 조절 중추를 자극해 “낮이 시작됐다”는 신호를 보내면 약 15시간 후에 잠이 온다. 홍 교수는 “밤에 잠을 설치지 않으려면 아침에 햇빛을 쬐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만성불면증에 시달리는 환자는 때로 수면유도제 및 수면제로 잠을 청하기도 한다. 이때는 중독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한 수면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용을 중단하면 스스로 잠을 잘 못자게 되는 ‘반동불면증’도 생길 수 있다. 오·남용하면 수면무호흡 등 수면호흡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제를 술과 함께 복용하면 약물작용이 크게 상승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의사의 지시를 따라 복용해야 하는 이유다. 수면유도제는 수면제보다 부작용이 조금 덜하지만 효과가 2~3시간 지속하다 그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미국 ·유럽 등 해외에는 멜라토닌을 담은 건강식품이 많이 나와 있다.



가령 미국에서는 스푼으로 떠 먹는 멜라토닌 식품도 팔리고 있다. 이들 제품은 수면 개선 효과가 있지만 멜라토닌의 반감기가 짧아 2~3시간 효과에 그친다. 실제 수면 시 효과가 지속되지 못한다. 멜라토닌으로 만든 불면증 전문의약품 ‘서카딘’이 이달 중 국내에서 첫 선보인다. 인체의 멜라토닌 호르몬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들었다. 멜라토닌의 구조를 변형해 멜라토닌이 체내에서 천천히 녹도록 만든 서방형 제제다. 8~10시간 지속돼 인체의 멜라토닌 방출 형태와 유사하다.



55세 이상의 불면증 환자 33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멜라토닌 제제는 수면의 질, 아침 각성도, 삶의 질을 모두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노인의 수면장애는 멜라토닌의 야간 혈중농도가 낮아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나이 든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만성불면증에 시달리는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2주간 멜라토닌 2㎎을 취침 전 복용하게 하자 별다른 부작용 없이 수면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다고 불면증은 아니다. 홍 교수는 “잠을 4시간만 자더라도 개운하면 불면증이 아니다. 하지만 8~9시간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다음날 일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피곤하면 불면증”이라고 말했다. 잠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도 불면증에 속한다. 홍 교수는 “최근 개정된 국제수면장애 분류표에 따라 이 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이 때문에 낮에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면 불면증으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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