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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보은공천 논란 … 내부고발자 정치권 진입 쟁점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서울 동작을·오른쪽 둘째)가 11일 국회에서 공천장을 받은 뒤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7·30 재·보선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에 들어섰다.

90년대 이문옥 감사관·이지문 중위
폭로 후 어느 정도 시차 두고 진출
권, 사표 수리 10일 만에 공천 받아
새누리 "거짓폭로의 대가" 맹공



 전략공천을 통해 광주 광산을 후보로 결정된 권 전 과장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로부터 공천장과 당색인 파란색 운동화를 전달 받았다. 운동화를 신고 열심히 뛰란 뜻이었다. 권 전 과장은 “우리 사회 정의의 숨결이 멀리 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출마 명분으로 ‘정의’를 내세웠지만 공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당이 연일 ‘거짓 폭로의 대가에 따른 보은(報恩) 공천’이라며 맹공을 퍼부으면서 ‘내부고발자’의 정치권 진입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에 권 전 과장 외에 수원을에 백혜련 변호사를 전략공천 했다. 검찰 출신의 백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됐다는 글을 남기고 검사직을 떠난 뒤 2012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내부고발자들은 민주화 이후 시대인 1990년대 들어 등장하기 시작했다. 보안사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한 윤석양 당시 이병, 1990년 5월 재벌의 부동산 투기 실태 감사가 해당 재벌의 로비에 의해 중단됐다고 폭로했던 이문옥 전 감사원 감사관, 92년 대선 당시 “군 부재자 투표에서 민자당 후보를 찍으라는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했던 이지문 전 중위, 같은 해 14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여당이 단체장을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폭로한 한준수 전 연기군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몇몇은 정치권 진입을 시도했다. 이문옥 전 감사관은 2000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해 2002년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낙선했다. 이지문 전 중위는 95년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의원에 당선됐다. 한 전 군수도 95년 민주당 청양-홍성 지구당 위원장을 맡았다. 윤석양씨는 출마 경험은 없지만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 전 군수는 윤씨의 어머니와 재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가운데)가 11일 공천장을 받고 김한길(왼쪽)·안철수 공동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경빈 기자]


 정치권에 진입한 내부고발자들은 모두 폭로나 양심선언이 있은 뒤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정치권에 진출했다.



 반면 권 전 과장의 경우 현재 국정원 댓글 사건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표를 던진 지 10여 일 만에 공천을 받았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권 전 과장과 관련해 진행 중인 재판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공직사회에 ‘매명주의(이름을 알리려는 경향)’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회의에서 “권 전 과장은 경찰의 명예를 팔아서 국회의원 자리를 얻으려고 했느냐”며 “공직자의 거짓 폭로 대가로 의원 자리를 만들어주는 새정치연합은 대체 뭐냐”고 따졌다.



 새누리당의 비난에 대해 권 전 과장은 “언급하는 것조차 화가 난다”며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실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보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한길 대표도 “우리 사회 불의를 돕고 싶은 사람들 말고는 권은희 후보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을 배제시키려고 이런 무리한 전략공천을 한 것”이라며 “권 전 과장의 양심적인 선언들이 이번 공천을 통해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내부고발자의 정치권 진입에 대해선 학계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원택(정치학) 서울대 교수는 “권 전 과장의 폭로가 몰고 왔던 파장을 감안하면 ‘보은 공천’이란 비판이 나올 법하다”며 “여기에 더해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해 전략공천을 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경택(정치외교학) 목포대 교수는 “야당의 속성상 권력과 갈등관계에 놓인 내부고발자들을 인력풀로 삼을 수 있다”며 “내부고발자들이 정치권에 와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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