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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 좋은 책 (19) 폴 아든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알프스 산맥을 건너는 나폴레옹’(1805). [사진 위키디피아]


재능보다 바라는 대로 된다 안 될 거 같은 것을 꿈꾸자



“내 사전(辭典)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말의 원형은 “불가능은 프랑스 말이 아니다(Impossible n’est pas fran ais)”이다. 나폴레옹이 한 말로 치는(attributed) 것이다. 나폴레옹이 정확하게 이 표현을 쓴 것은 아니다.



 폴 아든이 지은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하길 바라느냐가 중요하다(It’s Not How Good You Are, It’s How Good You Want to Be』(2003, 이하 『얼마나』)의 메시지도 ‘불가능은 없다’이다. 아든은 1980~90년대 영국 광고계의 전설이다.



 『얼마나』의 첫 문장은 이것이다. ‘거의 모든 부자나 권력자는 재능·교육·매력·용모 면에서 주목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페이지를 넘기면 다음과 같이 즉시 답이 나온다. ‘그들은 돈 많고 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기에 부자가 됐고 권력자가 됐다’.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하길 바라느냐가 중요하다』의 영문판 표지.
 내가 ‘지금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앞으로 잘하길 바라느냐’에 성공이든, 창의성 구현이든, 승진이든, 각종 시험 합격이든 모든 게 달렸다는 말이다. 아든은 잘함의 등급을 다섯 [(1)꽤 잘함 (2)잘함 (3)아주 잘함 (4)분야에서 제일 잘함 (5)세계에서 제일 잘함]으로 나눈다.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을 ‘아주 잘함’이 목표인 사람이 이겨낼 수 없다. 사람은 바라는 대로 된다. 재능대로 되는 게 아니라 야심만큼, 목표만큼 된다는 게 아든의 주장이다. 지식이나 경험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식과 경험은 과거에 속한다. 학교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다는 것은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잘 외우고 잘 소화했다는 말이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사회로 나가면 의외로 지식이 별 쓸모가 없다. 창의성은 지식과 경험의 반대말이다. “그는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항상 옳다”라는 말을 듣는 것도 그리 칭찬이 아니다. ‘옳음’과 ‘틀림’의 판별 기준은 결국 과거이기 때문이다. 옳은 말을 하지 말고 새로운 말을 하라. 또 지금 틀린 게 미래에는 옳은 게 되는 것도 많다. 여러분의 마지막 아이디어가 곧 여러분 자신이다. 마지막 아이디어가 미래로 열린 문이다. 여러분의 마지막 아이디어가 여러분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한데 뭘 바랄 것인가. 아든은 ‘안 될 것 같은 것을 바라라’고 요구한다. 지금 당장은 할 수 없는, 될 수 없는 것을 노려라. 예컨대 ‘나는 20대 기업은 입사가 가능해도 5대 기업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5대 기업이 목표여야 한다. ‘나는 이사까지는 승진해도 사장까지는 안 될 것 같다’면 목표는 사장이어야 한다. 나는 ‘뭐뭐뭐’까지는 안 될 것 같다면 바로 ‘뭐뭐뭐’가 목표다.



 사실 ‘나는 피카소처럼 유명한 화가는 못 될 거야’ ‘나는 100m 세계기록은 못 세울 거야’라는 생각 자체를 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목표나 분야 자체가 아예 동떨어졌기 때문이다. 뭐가 안 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든다면 이는 긍정적인 신호다.



 여러분이 회사원이라면 여러분의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만들라. 어떤 조직의 명성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한두 사람이다. 그 한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돼라.



 아든은 세계 최고를 지향한 사람이었기에 웬만한 사람은 실천할 수 없는 것을 주장했다. 아는 것을 모두 공개하라는 것이다. A학점을 받는 나만의 비결, 부장에게 칭찬받는 나만의 보고서 작성 비결이 있다면 그 비결을 숨기지 말라는 것이다. 왜 그래야 할까. 다 알려주고 나면 새로운 비결을 찾게 되고, 그 결과 나는 업그레이드되고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아낌없이 줄수록 아낌없이 받게 된다는 논리다.



 대원칙은 ‘바라는 만큼 성취한다’이지만 『얼마나』에는 몇 가지 요령도 나온다. 이런 것들이다.



 -다음 기회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손에 놓인 기회를 잡아라.



 -여러분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장점이 있다면 장점을 드라마틱하게 과장하라(이는 아든의 커리어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요령이라고 한다).



 -강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강연 내용을 들으러 가는 게 아니라 강연자라는 사람을 보러 간다. “쇼를 하라.” 그래야 사람들이 기억한다.



 -올바른 해답을 얻기 위해선 올바른 질문을 해야 한다.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실행할 사람은 여러분 자신이다. 여러분이 아이디어를 실행하면 그 아이디어의 결과물이 존재하게 된다. 여러분이 실행하지 않으면 없다.



 -바람을 추구하다 보면 인심을 잃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까다로운 사람들이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저자인 폴 아든 자신이 ‘더러운’ 성격으로 유명했다).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표를 내라.



김환영 기자



Paul Arden

폴 아든 (1940~2008)




14년간 영국의 국제 광고 대행사 사치&사치(Saatchi & Saatchi)에서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냈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디테일도 소홀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였다. 그에겐 공포라는 것이 없었다. 실패하지 않을까, 실직하지 않을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9·11테러가 발생한 자리에 이슬람 모스크를 짓자고 주장했다. 우리말로 번역된 아든의 저서로는 『생각을 뒤집어라』가 있다.





김환영 기자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중남미학 석사학위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일보 논설위원 겸 심의실 위원이다. 저서로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아포리즘 행복 수업』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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