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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할 때" … 주목 받는 이재용·쿡 후계자 리더십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이 중국 IT 신예들의 급부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IT 업계의 양대 거물이자 라이벌인 삼성과 애플을 이끄는 이재용(46·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애플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72) 회장의 스마트폰 경쟁이 1라운드였다면 한계에 다다른 스마트폰 시장을 뛰어넘을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야 할 이재용·팀 쿡의 경쟁은 2라운드다.



이재용 '삼성 리모델링'
모바일 결합 헬스케어 분야 주목, 휴대용 기기로 질병 진단 기술 집중
팀 쿡 '애플, 적과의 동침'
구글 특허전쟁 끝내고 MS와 협업, 30억달러짜리 대형 M&A도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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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괴적 혁신’을 당장 실행해야 할 때입니다.” 삼성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인 9일, 삼성 최고경영진이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들은 강연 주제는 공교롭게도 ‘선도적 기업이 겪게 되는 위기’였다. 이날 연사로 나선 연세대 이호욱(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산업도 완성차 산업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업계 1위였던 제너럴모터스(GM)는 도요타의 추격에 방심하다 ‘렉서스’라는 고급 세단이 출시된 이후 완전히 주도권을 뺏기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갤럭시S 시리즈로 ‘시장 선두 주자’인 애플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았지만 레노버·샤오미·ZTE 등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을 받아 수익성이 악화된 삼성의 처지와 비슷한 사례였다.



 8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이후 외신들은 ‘삼성의 미래’를 본격적으로 탁자 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FT는 9일 “삼성의 전략은 더 이상 ‘스마트’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의 기량을 뛰어넘을 정도로 샤오미나 레노버 같은 중국 기업의 제조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냉혹한 평가 끝에 시장이 주목하는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건희 회장의 입원이 두 달째를 넘기면서 사실상 이 부회장은 그룹 구조조정을 지휘하며 삼성그룹 전체를 리모델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단순히 스마트폰만 팔아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이 부회장과 임직원 모두 공유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뛰어넘을 최첨단 영역에 도전해 성과를 내는 게 삼성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모바일을 결합한 헬스케어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올 4월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의료비를 낮출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현재 혈당·심박수 체크 등 간단한 진단뿐만 아니라 복잡한 건강 이상징후까지 병원에 가지 않고도 휴대용 스마트기기로 진단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의 맞수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든 분위기다. 잡스 사후 지난 3년간 ‘2인자 증후군’에 시달리던 쿡이 최근 들어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올해 4월 말부터 ‘팀 쿡의 애플’이 본모습을 또렷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쿡 스타일’에 주목했다.



 사실 쿡은 잡스가 점찍은 ‘조용한 대타’였다. 잡스가 췌장암 수술(2004년)과 간 이식수술(2009년)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그는 대타 CEO를 맡았다. 2011년 8월, 비로소 잡스 없는 애플의 1인자가 된 그가 넘어야 할 산은 삼성도, 구글도 아닌 전임자 잡스였다. “쿡은 미래 혁신에 관심이 없다”는 평가가 지난 3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그가 올해 들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애플은 음원 스트리밍 및 음향기기 업체인 비츠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다. 1997년 잡스의 애플 복귀 프로젝트였던 넥스트 인수금액(4억 달러)의 8배, 애플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 메가 딜이었다. 앞서 지난 4월엔 잡스 시절 한 번도 풀지 않았던 현금 보유액을 풀어 자사주를 매입했고, 주주 배당금을 올려 주주 친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뿐이 아니다. 위협할 만한 2인자를 두지 않았던 잡스와 달리 쿡은 스타급 2인자들을 여럿 키우고 있다. ‘잡스의 오른팔’이었던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에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총책을 맡겼고, 영국 의류 브랜드 버버리의 스타 CEO인 앤절라 아렌츠를 리테일 부문 수장으로 영입했다.



 특히 쿡은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태도로 그간 꽉 닫혀 있던 애플의 문을 조금씩 열고 있다. 잡스는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구글과의 성전(聖戰)을 다짐했지만 쿡은 올해 5월 구글에 먼저 손을 내밀어 스마트폰 기술 관련 특허전쟁을 끝냈다. 한때 잡스의 적수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애플의 새 운영체제 iOS8에서 MS의 검색엔진 빙(Bing)을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쿡의 능력은 아직 시장에 확신을 주지는 못한 상태다. 구글·삼성의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경쟁은 잡스 시절보다 더 치열해졌고, 차이나 IT 군단은 삼성 이상의 위력으로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된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할 능력이 그에게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더 큰 화면의 아이폰이나 더 작은 태블릿(아이패드 미니) 같은 소소한 변주를 뛰어넘는 혁신을 기대하는 시장에 쿡은 대답을 해야 한다.



박수련·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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