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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그놈 목소리' … 경찰관 사비로 찍은 예방 동영상

어느 시골 마을회관. 할머니들이 모인 가운데 와이셔츠와 정장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만병통치약입니다. 못 믿겠다고요? 아, 바로 이 사람이 허리도 못 펴다가 이거 먹고 나았다니까요.” 소개를 받은 남자는 허리를 놀리며 춤을 춰 댄다….



경사가 감독, 의경·주민이 배우
사기범죄 코믹극·만화로 재연
대구선 3억 뜯어낸 5명 구속

 실제 상황은 아니다. 전북경찰청 홍보담당관실이 만들어 지난달 23일 경찰청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 올린 7분짜리 ‘방문판매 사기 예방’ 동영상이다. 올리자마자 전북도청과 한국소비자원·한국노년소비자보호연합 등에서 “교육용으로 쓰겠다”며 원본을 보내 달라고 했다. 젊은 경찰들이 파마머리 가발을 쓰고 몸뻬를 입고 천연덕스럽게 시골 할머니 역할을 하는 것 같은 코믹 요소가 인기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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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동영상은 홍보담당관실 양성일(40) 경사 등 직원 10여 명이 사비를 털어 만들고 있는 ‘범죄 예방 시리즈’ 4편이다. 1편은 2012년 10월에 나온 보험사기 예방 동영상이다. 사용자제작콘텐트(UCC) 붐이 일면서 “우리도 동영상으로 범죄에 걸려들지 않는 방법을 알리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1편은 만화였다.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그냥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의 동영상이다. 만화를 전공한 의경이 그렸다. 의경은 그 공으로 특별 외박을 나갔다.



 이게 관심을 끌면서 2탄 아동음란물 방지 편과 3탄 보이스 피싱 방지편이 나왔다. 2편부터는 경찰과 의경이 배우로 나왔다. 보이스 피싱 편을 찍을 때는 실제 할머니 한 분을 출연료 5만원에 섭외했다. 출연료가 경찰들 주머니에서 나왔음은 물론이다. 4편을 만드는 데는 파마머리 가발 같은 각종 소품을 빌리는 데 수십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6~7분 정도의 동영상은 실제 상황을 가정한 장면을 보여주고, 이렇게 걸려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예컨대 보험사기 편에서 차량에 몸을 부딪힌 사람이 “괜찮은 것 같다. 그냥 가라”고 할 때 그 말대로 따르면 절대 안 된다는 식이다. 뺑소니로 몰아 협박할 가능성이 있으니 무조건 112에 신고하라고 알려준다.



 보이스 피싱 편에는 70대 할머니가 “손자 데리고 있으니 한 시간 안에 돈을 부쳐라”고 요구하는 사기범들에게 속아 계좌이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서는 “납치·교통사고 얘기를 하면서 돈을 요구할 때는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선 이게 쉽지 않다. 대구에서 일어난 사건을 봐도 그렀다. 대구서부경찰서는 9일 전화로 자녀를 납치한 것처럼 속이거나 검찰을 사칭해 돈을 뜯은 혐의(보이스 피싱)로 양모(37)씨 등 5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올 3월부터 최근까지 50명에게서 3억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아이를 데리고 있다. 해를 입히겠다”며 일당이 어린이 울음소리를 내면 거의 다 넘어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전화에 그대로 따르지 말고 다른 가족에게 얘기해 경찰에 알리라”고 조언했다.



 동영상을 만든 양성일 경사는 “ 신종 사기 예방법을 계속 UCC로 만들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전주=권철암 기자,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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