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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 나약하지 않았다 … 사도세자 다시 보기



사도세자(1735~62)는 ‘비운의 세자’로 통한다. 그는 아버지 영조의 노여움을 사 스물여덟 젊은 나이에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숨을 거뒀다. 임오화변(壬午禍變·1762)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송강호·유아인의 '사도'
한석규·이제훈 '비밀의 문'
영화·드라마로 속속 제작
『한중록』의 부정적 묘사와 달리
"기득권층에 희생됐다" 재해석
비극적 최후 스펙터클로 진화



 조선왕조의 가장 충격적 스캔들로 꼽히기에 그동안 영화·드라마에서도 단골 소재였다. 영화 ‘사도세자’(1956), 드라마 ‘하늘아 하늘아’(1988·KBS2) ‘대왕의 길’(1998·MBC) ‘이산’(2007·MBC) 등에서 사도세자는 성군 아버지에 의해 죽임을 당한 미치광이 또는 나약한 인물로 묘사됐다.



 하지만 최근 사도세자를 동정의 대상이 아닌, 역사의 주체로 다루는 작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도세자의 부활이라 할만하다.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은 8일 촬영에 들어간 영화 ‘사도’(내년 초 개봉)다. ‘왕의 남자’(2005)를 연출했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송강호가 영조 역을, 유아인이 사도세자 역을 맡았다.



 ◆영화·드라마·소설 잇단 재해석=영화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부자 관계를 중심으로 왜 그런 비극이 발생했는지를 집중 조명한다. 영화사 타이거픽쳐스의 조철현 대표는 “노회한 인격체(영조)와 성장하는 인격체(사도세자)의 충돌이 극의 중심”이라며 “영조가 애증의 감정을 갖게 되는, 숙명적 비극의 주체로서 사도세자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도세자를 정치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도 만들어진다. 9월 방영 예정인 SBS 드라마 ‘비밀의 문’이다.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대왕 세종’ 등의 사극을 쓴 윤선주 작가가 집필한다. ‘뿌리깊은 나무’(2011·SBS)에서 세종대왕으로 열연한 한석규가 영조 역을 맡고, 사도세자 역으로는 이달 말 군 복무를 마치는 이제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화 ‘사도’가 부자 사이에도 나눌 수 없다는 권력의 비정함에 초점을 맞춘다면, ‘비밀의 문’은 영조와 사도세자의 정치적 갈등에 무게중심을 둔다. SBS 관계자는 “강력한 왕권 강화를 꾀했던 영조와, 신분 차별없는 세상을 꿈꿨던 사도세자의 갈등이 그려진다”며 “사도세자의 개혁적 성향이 많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혁을 꿈꾸는 사도세자의 면모는 소설 『역린』(황금가지)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4월 말 개봉했던 동명 영화의 원작이기도 한 이 소설에서 사도세자는 기득권 세력인 노론에 맞서, 개혁 정치를 펼치려다 노론의 음모에 의해 희생되는 인물로 그려진다. 최성현 작가는 “사도세자는 사후 200년 가까이 편파적인 평가를 받아왔다”며 “기득권 세력인 노론의 적자이면서도 개혁을 위해 세력이 약한 소론을 택한 사도세자의 신념을 재조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왜 지금, 사도세자인가=지금까지 사도세자가 등장한 작품들은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 근거해, 사도세자의 정신병력 또는 인격파탄적 행동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이 2011년 말 출간한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역사의 아침)를 계기로 사도세자의 재해석 움직임이 일었다. 이 소장은 책에서 “사도세자는 『한중록』에 묘사된 정신병자와는 거리가 먼, 성군의 자질을 지닌 인물이었다. 노론의 기반을 뒤흔들 정도로 혁신적인 사상을 가졌기에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도세자를 ‘좌절된 개혁’의 주인공으로 보는 시각이 사도세자의 비극을 재해석하는데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사도세자가 기득권 세력에 의해 희생됐다는 해석이 힘을 얻으면서, 사도세자의 비극이 흥미로운 정치 드라마로 재구성될 여지가 많아졌다”며 “사도세자의 비극이 한(恨) 어린 궁중 비사에서 역사 스펙터클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도세자에 대한 영조의 과도한 집착이 비극의 씨앗이었다는 점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영조-사도세자의 부자 간 비극에서 오늘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과 과도한 교육열 문제를 풀 시사점을 찾아보는 시도다. 이준익 감독은 “사도세자에 대한 영조의 감정이 기쁨·기대·실망·분노·증오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릴 것”이라며 “자식에 너무 집착하는 요즘 부모들에게 교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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