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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 군단의 대공습

7일 오후 중국의 산업도시인 광둥성 선전(深?)시 화창베이(華强北) 거리의 스마트폰 상가. 서울 용산전자상가처럼 각종 전자기기를 취급하는 가게들로 가득하다. 고객들은 삼성전자의 최신형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보다 자국산 스마트폰 샤오미와 레노버·화웨이의 최신형 제품들에 더 많은 눈길을 준다. 현지 투자를 위해 선전에 머무르고 있는 SK텔레콤의 채재병(46) 부장은 “중국엔 휴대전화 제조사만 수백여 곳인데 최근 수년 새 품질이 눈부시게 좋아졌다”며 “스펙이나 디자인에서 삼성에 밀리지 않으면서도 값은 100달러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업계가 ‘차이나 패닉(China-panic)’에 휩싸였다. 레노버와 샤오미·화웨이와 같은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첨단 프리미엄 제품과 세련된 마케팅을 앞세워 치고 나오면서 그간 공들여 쌓아올린 ‘메이드 인 코리아’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값싼 노동력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저가 시장을 공략해 온 이전의 중국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반면 ‘성장의 한계’에 부닥친 국내 제조업체들은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속절없이 지켜만 봐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한국 제조업계의 ‘국가대표’인 스마트폰이 그렇다. 삼성·LG전자가 초고해상도(QHD) 디스플레이를 방패 삼아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만 선전하고 있으나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이런 현실은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7조2000억원(잠정실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8조4900억원)보다 15.19%, 지난해 같은 분기(9조5300억원)보다 24.45% 각각 급감한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6조4600억원) 이후 2년 만이다. 당초 8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던 증권가에서는 ‘어닝 쇼크’(실적 하락 충격)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인 LG전자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2분기 5.2%를 정점으로 시장점유율이 내리막길에 접어들어 올 1분기에는 4.3%로 줄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선산업은 올 상반기 수주실적 기준으로 중국에 크게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철강·자동차 부문 역시 비교우위가 사라지고 있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사실상 사라지는 향후 2~3년이 한국 제조업의 운명을 가르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 경영대학원의 장세진 교수는 “전자·조선·기계 등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항공우주·수퍼컴퓨터·전기차 등에선 중국의 미래 경쟁력이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지금처럼 계속 갈팡질팡하다간 ‘제조업 수퍼파워’로 떠오른 중국과 제조업 부활의 기치를 걷어 올린 일본 모두에게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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