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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서구 잣대로 평가 말라고? 아시아적 가치는 변명일 뿐

“아시아적 가치요? 인권 문제에 대한 변명일 뿐입니다.”

 8일 대법원에서 열린 국제법률심포지엄에 참석한 송상현(73·사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송 소장은 “아시아 국가들 상당수는 인권 문제를 언급하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공동체적 질서 등 아시아만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서구사회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해 왔다”며 “하지만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는 아시아라고 해서 다르게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량학살 등을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자와 중대 국제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재판하는 상설 국제형사재판소에서 2003년부터 재판관으로 근무해온 그는 2009년 한국인 최초로 소장에 임명됐다. 2012년에는 재선에 성공해 내년 3월까지가 임기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의 인권 수준은 어떻다고 보나.

 “한국은 경제발전과 정치적 자유 측면에서 월등히 높은 수준에 있다. 하지만 이룬 만큼 베푸는 데는 소홀한 거 같다. 경제발전을 이룬 사실을 자랑하지만 막상 국제사회에서 경제력만큼의 인도적 책임 분담을 요구하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부끄러운 경우가 많다. 어렵게 번 돈이지만 국제인권과 관련해서는 생색나게 쓸 줄도 알아야 한다.”

 - 심포지엄 주요 주제가 법치다. 왜 중요한가.

 “법치주의는 우리 먹고 사는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이 먹고 살기 위해서는 외국 투자가 많아야 한다. 만약 한국에 투자했는데 노조 문제가 생긴다든지 세법 개정으로 세금을 많이 물게 됐다면 외국투자자들이 믿을 곳은 법원밖에 없다. 판사들이 감상적 애국심에 빠져 한국 편만 든다면 당장 좋겠지만 결국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다. 법에 의한 지배를 확립하고 법관들이 이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한다.”

 - 지난달 ICC 검찰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천안함 폭침에 대해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사건의 상고심 재판장이라서 이렇다저렇다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발표 내용을 보면 3~4년간 조사했는데 현재까지 나온 조사 내용만 가지고는 전쟁범죄로 규정하기에는 애매하다는 취지였다. 조사 과정에서 한국은 적극적으로 협조했는데 북한에 대해서는 조사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조사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10일까지 열리는 심포지엄에는 송 소장과 권오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부소장, 정창호 크메르루즈 유엔특별재판소(ECCC) 재판관 등 한국인 국제재판관 3명이 참석했다. 정 재판관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북한의 현재 상황은 거의 국제 형사 범죄에 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이라 고 말했다.

글=박민제·노진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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