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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지 않는 대중이 세상 서서히 바꿀 것

울리히 벡 교수는 10일 서울 상의에서 열리는 ‘서울은 안전한가’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다. [뉴스1]
“세월호 사태가 차츰 잠잠해지고 일상이 다시 시작되면 정치인들은 다시 이전의 정치 행태를 반복할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손상된 정치적 정당성은 좀처럼 회복되기 어렵다고 본다.”

 『위험사회』로 유명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70) 뮌헨대 교수가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사회에 내린 진단이다. 벡 교수는 8일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이사장 한상진) 등의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초청됐다. ‘해방적 파국,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그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전지구적인 재앙인 것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을 각성시켜 새로운 희망도 가져다줄 수 있다고 했다.

 벡 교수는 2005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계기로 미국 대중과 학계가 어떤 인식의 변화를 보였는지 설명하면서 논의를 끌어갔다. 그는 카트리나 이전에는 홍수가 ‘환경 정의’의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으나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의 인종 불평등이 자연재해와 연결되면서 환경 정의의 지평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강연 후 세월호 관련 질문이 나오자 “오늘 내 강연에 잘 들어맞는 사례”라며 얘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재난 처리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처했는지가 속속 드러나면서 대중이 분노를 터뜨렸다”며 “지금 이 순간 세월호 사건에 대한 대중의 성찰이 이뤄지고 있다. 사건 자체뿐 아니라 잘못된 정치적 결정, 각종 이슈가 다뤄진 방식,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점 등 한국의 정치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성찰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역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세상이 바뀌는 탈바꿈이 자동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며 “사건을 잊지 않는 대중 등 관련자들의 성찰 속에서 실제적 변화가 서서히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1986년 출간된 『위험사회』에서 벡 교수는 근대화의 진행에 따라 새로운 위험요소도 증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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