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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누아르, 알고 보니 치밀한 심리 드라마

‘좋은 친구들’의 주연 지성(현태 역)·주지훈(인철 역)·이광수(민수 역·오른쪽부터). 세 배우는 극 중 20년 친구로 등장한다. 이들의 조화로운 연기 앙상블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 CJ E&M]


주연배우들을 보면 화려한 캐스팅이라고 하기엔 망설여진다. 감독은 장편 연출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신인이다. 보험사기라는 소재를 들으면 범죄 사건을 누아르라는 장르에 버무린 또 한 편의 ‘남자 영화’라고 넘겨 짚기도 십상이다. ‘좋은 친구들’(10일 개봉, 이도윤 감독)은 이 모든 기우를 보기 좋게 날려 버리는 영화다. 군더더기를 빼고 간결하게 쓴 시나리오, 탄탄한 연출,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근사한 어울림을 만들어냈다.

[영화 리뷰] '좋은 친구들'
지성·주지훈·이광수 탄탄한 연기
뜻하지 않은 파국, 뚝심있게 그려



 현태(지성)·인철(주지훈)·민수(이광수)는 20년 지기다. 사는 모습은 조금씩 다르되 늘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가족 그 이상인 관계다. 의리에 살고 우정에 웃던 이들 사이에 금이 가리라곤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불법 사설 게임장을 운영하던 현태 어머니(이휘향)가 보험설계사 인철에게 도움을 청한 게 발단이다. 가짜 방화 사건을 일으켜 보험금을 타게 해달라는 것이다. 고민 끝에 인철은 민수까지 끌어들여 일을 꾸미지만 뜻밖의 사고가 벌어진다.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은 현태는 속사정을 모른 채 범인을 잡겠다고 나선다.



 시작은 사소했지만 끝은 파국이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라 믿었던 일 때문에 모두가 불행해졌다. 영화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진 세 친구의 입장에 주목한다. 각자 분노·초조함·죄책감으로 얼룩진 이들에겐 저마다의 비극이 닥친다. 세 친구의 관계 역시 어긋나고 부스러지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겉으로는 누아르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주인공들의 심리 드라마에 가깝다. 그럼에도 화법이 무척 간결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꼬아놓지도, 사건을 필요 이상으로 부풀리지도 않는다. 겉멋 부린 액션이나 잔인한 묘사 없이 오로지 뚝심있는 전개만으로 시선을 붙든다. 거대 범죄 조직 혹은 부패 경찰 같은 소재를 굳이 끌어들이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최근 줄줄이 흥행 실패를 맛봤던 한국 누아르 영화와 확연히 다른 지점이자 이 영화만의 강점이다. 겉보기에 화려하진 않아도 곱씹을수록 미덕이 뚜렷하다.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 앙상블 역시 완성도를 높였다. 지성은 중심을 탄탄하게 잡는다. 주지훈은 수시로 긴장 상황을 만들며 극의 온도를 끌어올린다. 그동안 주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이광수도 웃음기를 걷어내고 제대로 된 정극 연기를 선보인다. 세 배우의 시너지가 기대 이상이다. 보고 나면 주변의 좋은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어질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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