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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희생 그만 … 어떤 부모도 이런 일 겪어선 안 돼"

지난달 30일 실종 1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스라엘 청소년 엘얄 이프라, 길라드 샤르, 나프탈리 프랭켈의 장례식이 1일 이스라엘 노프 아얄론에서 열렸다. 프랭켈의 부모 애비(오른쪽)와 레이첼이 아들의 관 앞에서 슬퍼하고 있다. 레이첼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폭력 중단을 호소했다. [노프 아얄론 AP=뉴시스]

집 밖엔 여전히 ‘우리 아이들을 돌려 달라(Bring back our boys)’는 글귀가 걸려 있었다.

 7일 부부가 집에서 걸어 나와 기자들 앞에 섰다. 아내 레이첼 프랭켈이 말했다.

 “아들의 죽음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그 후 벌어진 잔학한 일로 우리가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형언하기 어렵습니다.”

 그의 아들 나프탈리(16)는 농구와 기타를 즐기고 장난기 많은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는 12일 “귀가 중”이란 문자를 남기고 요르단 강 서안 지구에서 사라질 때까진 그랬다. 친구 엘얄 이프라(19)와 길라드 샤르(16)도 함께였다. ‘세 엄마의 악몽’이었다.

 대대적 수색작업이 이어졌고 전 국민적 기도와 성원이 답지했다. 그러나 셋은 18일 만인 지난달 30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후 납치 당시 긴급전화 녹음이 공개됐다. “납치되고 있다”는 샤르의 목소리는 곧 납치범들이 구타하고 총 쏘는 소리로 덮였다. 아랍어로 “당신을 위해섭니다. 신은 내 주군입니다”라고 흥얼거리고 환호하는 소리도 담겼다.

 전 이스라엘이 공분했다. 당국은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소행이라고 여겼다. 보복 공습이 뒤따랐다.

 이어 2일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소년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17)의 시신이 발견됐다. 레이첼이 말한 ‘잔학한 일’이다. 실로 잔학했다. 크다이르는 산 채로 불에 타 숨졌다. 이유는 없었다. 그저 팔레스타인인이어서였다. 극단적인 일부 유대인들의 보복 살해였다. 크다이르의 장례식(6일) 전날 시위에 참여한 그의 사촌 타리크(15)가 경찰에 폭행당하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양쪽의 충돌은 격화일로였다.

 레이첼은 가끔씩 떨렸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무고한 이를 피 흘리게 하는 건 도덕에 반하는 일입니다. 율법에도 유대교에도 반합니다. 우리 삶의 기본에도 반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살해한 자들은, 누가 그들을 보냈고 누가 그들을 도왔고 누가 살인하도록 부추겼든 모두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처벌의 대상은) 그들이어야 하지 무고한 사람이어선 안 됩니다. 또 그건 정부나 경찰이, 사법당국이 할 일이지 자경단원들이 할 일이 아닙니다. 어떤 어머니도 아버지도….”

 잠시 끊겼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말을 이었다. “어떤 어머니도 아버지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을 겪어선 안 됩니다. 우린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 부모와 고통을 함께합니다. 진정으로 곧 평화와 평온이 온 나라에 다시 돌아오길 바랍니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위로이자 더 이상 자신과 같은 어머니가 있어선 안 된다는 호소였다.

 현실은 그러나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공격과 반격이 되풀이되며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서로 원치 않는 방향을 향해 달려가는 그리스 비극 같다”고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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