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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8학군 프리미엄 … 강남 3구 일반고도 학력 저하 뚜렷



일반고 추락은 교육 특구라 불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중앙일보와 하늘교육이 강남 3구 고교의 2010학년도와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언어·수리·외국어의 1·2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만 봐도 확연하다. 2013학년도 수능은 2010년 자사고 설립과 고교선택제 시행 후 첫 졸업생이 치른 것으로, 일반고의 학력저하 경향이 뚜렷했다.

강남 3구 39개 고교 중 2010학년도보다 2013년학년도 1·2등급 비율이 올라간 곳은 9곳에 불과했다. 중동고·숙명여고·휘문고(이상 강남구)·세화고·언남고(이상 서초구)·보인고·잠신고·보성고·오금고(이상 송파구)다. 이중 현재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는 숙명·언남·잠신·보성·오금고 뿐이다.

학업 능력이 가장 많이 향상된 곳은 2010년에 자사고로 전환해 2013학년도에 첫 자사고 졸업생을 배출한 중동고였다. 2009년 치른 수능에서는 전체의 18.3%만 1·2등급을 받았지만, 4년 뒤 30.3%로 늘어났다. 증가율로는 숙명여고와 세화·휘문고가 중동고의 뒤를 이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숙명여고와 휘문고는 대학 진학률이 높고 수업 분위기가 좋아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라며 “2010년 고교선택제 시행으로 우수학생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중 휘문고는 2011년 자사고로 전환했다.

이 학교들은 예외적인 경우다. 나머지 30개교는 1·2등급 비율이 적게는 0.2%에서 많게는 12.5%까지 줄었다. 특히 반포고는 2010학년도에는 1·2등급 비율이 24.1%였지만 2013학년도에는 11.6%로 반 이상 줄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능 1·2등급 비율은 상위권 대학에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으로 활용하는 만큼 우수 학생을 가르는 바로미터”라며 “일반고의 1·2등급 비율이 줄었다는 건 일반고의 학업 수준이 떨어졌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유가 뭘까. 이번에 당선된 조희연 서울교육청 교육감은 일반고 학력 저하의 원인을 이명박 정부 당시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서 찾는다. 중학교 성적 상위 50% 이내에서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 단위 자율형사립고와 자신이 선호하는 학교를 골라가는 고교선택제 때문에 우수 학생이 일반고에서 썰물 빠지듯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강남 지역의 일반고 교장들은 “고교 다양화 정책 이후 입학생 수준이 전보다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반포고 장춘길 교장은 “2~3년 전부터 ‘수업 진행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교사가 늘었다”며 “우수 학생이 특목고·자사고로 몰리니 일반고는 출발부터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에는 최상위권만 과학고·외국어고 등에 진학했는데, 이제는 중상위권까지 자사고로 다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그는 “학업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면 최상위권보다도 중상위권의 수업 태도 등이 중요한데, 수능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듯 강남 일반고엔 중간은 없고 상위권인 1·2·3등급과 최하위권인 8·9등급 분포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일반고의 학력 저하를 자사고와 고교선택제 탓으로 돌리는 건 무리라고 지적한다. 임 대표는 “고1 때 치르는 교육청 모의고사 결과와 수능 점수를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학년 모의고사에서 똑같이 3등급을 받은 일반고와 자사고 학생이 수능에서는 각각 4등급, 1등급을 받았다면 구성원의 자질보다는 학교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는 거다. 결국 학생보다 학교에 문제 해결의 답이 있다는 얘기다.

일반고지만 꾸준히 대학진학률이 높은 숙명여고가 좋은 예다. 이돈희 숙명여고 교장은 “1학년 모의고사 때는 ‘서울 4년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싶던 학생도 수능에서 실력발휘를 해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다 많다”며 “교사들이 밤 늦게까지 수업 준비를 하는 등 심화 학습을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1학년 때부터 창의체험활동 노트를 작성하게 해 학생 스스로 진로 설계를 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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