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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경제의 민낯 드러낸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올 2분기 경영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7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19% 줄어들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24.45%나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은 52조원으로 1분기보다 3.13%, 전년 동기보다는 9.5% 각각 줄었다. 전체 매출 규모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채산성이 그보다 더 나빠졌다는 얘기다. 어닝쇼크(예상보다 저조한 경영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히려 소폭 올라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는 가파른 원화 강세와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판매의 감소가 꼽힌다. 한국의 대표기업마저 환율효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노후화하는 주력 제품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우선 원화 강세의 파장은 삼성전자 말고도 현대차와 기아차 등 내로라하는 간판기업들의 실적을 모조리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력 수출대기업들마저 환율 하락으로 휘청거리는 마당에 중소기업들에 미칠 원화 강세의 타격은 오죽하겠는가. 지나치게 가파른 원화 강세도 문제지만 환율의 보호막을 걷어내면 여지없이 드러나는 취약한 경쟁력이 더 큰 문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고가제품시장의 정체와 함께 중저가 중국 제품의 거센 공세에 밀린 탓이 크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이 강점을 가졌다고 여겨졌던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의 추격에 거의 따라잡혔고, 시장을 선도할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선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끼여 오도가도 못하는 이른바 ‘넛 크래커’ 현상이 현실이 되고 만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태블릿PC와 착용형(웨어러블) 모바일 기기 등 신제품 출시로 3분기부터는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제품의 개선이나 성능 향상을 넘어서 세계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획기적인 차세대 신수종 상품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3분기 이후까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 전체로도 몇몇 수출대기업에 의존하는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의 틀을 바꿀 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판에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대기업들마저 흔들린다면 그야말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가 단 한 분기의 실적 부진만으로 한 방에 훅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을 선도할 만한 혁신 능력을 보이지 못하면 장기적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부진하다고 단박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만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지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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