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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 한 끼 식비 1559원 vs 중학생 무상급식 2910원

왼쪽은 경북 김천 소년교도소의 점심이다. 밥과 김치, 당면 위주에 어묵이 약간 들어간 잡채, 돌나물무침과 고추장국으로 이뤄졌다. 소년원과 소년교도소는 한 끼 예산이 1559원이다. 오른쪽은 지난해 2740원(올해 2910원)으로 마련한 서울 여의도중의 무상급식 점심. 버섯소불고기, 양배추쌈 등에 후식으로 요구르트와 딸기가 나왔다. 학교들이 급식을 실물 공개하지 않아 지난해 찍은 것을 현재 소년교도소와 비교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중앙포토]


지난 3일 낮 12시 대전의 소년원인 대산학교 식당. 원생들이 줄을 서 있다. 메뉴는 된장국과 김치·연근조림·오이무침. 한 끼 예산 1559원(순수 식품비 기준)으로 만든 식단이었다. 밥·국·김치는 스스로 먹을 만큼 펐지만 연근조림과 오이무침은 직원들이 집게로 일정량을 집어 배식했다. 돌멩이도 삭힐 나이인 10대 중·후반의 아이들은 밥이라도 양껏 먹으려는 듯 식판에 밥을 수북이 담았다.

5범 이상 소년범 1만
정원 8명 방에 10명이 생활
열악한 환경 되레 불만 키워
"의원들, 표 안 된다며 외면 … 예산 늘려 처우부터 개선을"



 올 2월 21일 오전 11시50분 광주광역시 고룡정보산업학교(소년원). 점심식사 직전 인원 점검이 이뤄졌다. 장판을 깐 방 안에 다리를 포개고 어깨를 편 채 앉아 있는 원생들 모습이 생활지도실 모니터에 비쳤다. 정원이 8명인 바닥 공간 15㎡ 크기의 17호와 18호에 각기 10명씩 앉아 있었다. 광주소년원 전체 160명 정원에 197명이 들어와 방마다 정원을 2~3명 넘겨 수용했다. 원생 조현창(19·가명)군은 “한때 15명까지 들어와 어깨를 맞대고 자야 했다”며 “밤에 일어나 바깥 화장실에 가려면 혹시나 밟지 않을까 조심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턱없는 식비에 빽빽한 생활공간. 예산 부족에 허덕이는 국내 소년원의 실정이다. 한 끼 예산 1559원은 올해 서울 중학교 한 끼 급식 예산 2910원(순수 식품비 기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초등학교의 2700원과도 비교가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는 자주 나오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닭고기나 돼지고기가 나오는 정도다. 비싼 쇠고기는 한 달에 한 번 구경할 수 있다. 김혜연(38·여) 영양사는 “주어진 예산에서 최대한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다”면서도 “나도 자식이 있는데 배식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소년원은 하루 세 끼 말고는 간식도 없다. 원생 이정배(18·가명)군은 “고기 반찬을 실컷 먹어보는 것, 밤에 간식을 먹어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서울·부산·광주 등지의 소년원은 과밀에 시달리고 있다.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소년교도소를 2곳에서 1곳으로, 소년원은 14곳에서 9곳으로 축소한 여파다. 2000년대 들어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훈방 처분 같은 것이 늘어 소년원생이 줄자 예산을 아끼려고 몇몇 시설 문을 닫았다. 그러다 소년범이 다시 늘자 과밀에 시달리게 됐다. 지난해 부산소년원(오륜정보산업학교)은 하루 평균 수용인원이 정원보다 37% 많았다. 광주는 32%, 서울(고봉중·고)은 28% 초과였다. 인원이 과도하게 넘치기 때문에 실습 장비가 부족해 직업교육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전소년원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장기 치과 치료를 해주는 ‘의료소년원’을 겸하고 있는데도 진단·치료 장비가 부족하다. 이경호 대전소년원장은 “예산이 없어 원생 절반가량이 앓고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 장치조차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대 김영인(청소년교육) 교수는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이어서인지 예산을 배정하는 국회의원들이 소년원생 처우 개선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수사연수원 권일용 교수는 “소년원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면 사회에 대한 불만만 키우고 밖으로 나가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며 “소년원이 교정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우선 예산부터 크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위성욱(팀장)·신진호·최경호·최모란·윤호진·이정봉·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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