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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마·드: 농부 마음 드림] ⑥ 참조기와 황토 지장수의 결합 '영광황토굴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서 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을 발굴해 연재한다. 특산물 하나 하나에 얽혀있는 역사적 기록과 사연들, 그리고 그걸 생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남 영광 하면 떠오르는 게 굴비다. 영광군 법성포에서 잡은 참조기를 서해안 해풍에 말린 굴비는 예로부터 최고의 반찬으로 여겨져 왔다. 영광군 법성면에 가보면 사방천지 굴비집이다. 인구가 6천명 남짓인데 굴비가게는 5백개 가까이 된다. 날씨가 포근하고, 바람이 많이 불며, 겨울에 눈이 많아 법성포에서는 고려 시대부터 조기가 가장 흔한 생선이었다.

법성포에 있는 수백 개의 굴비가게들 중에서 중앙일보팀은 ‘영광황토굴비’ 최명규 대표(58세)에 주목했다. 그의 경력은 좀 특이하다. 영광에서 태어나 자란 뒤 법성면 농협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 15년 전 굴비가게를 열었기 때문이다. 그가 농협을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한 1999년에 법성포엔 굴비가게가 100여 개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 뒤 거의 5배가 늘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물으나마나다. “워낙 가게들이 많다 보니 어떻게 하면 좀 더 질 좋은 굴비를 생산해 낼 수 있을까 무척 고민했지요. 그러던 중 옛날 어른들이 생선을 만지고 비린내가 나면 황토로 손을 씻던 게 떠올랐어요. 그 이유가 뭘까 고민하면서 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황토로 화장품도 만드는 걸 보면 황토 성분에 뭔가 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2002년께 최 대표는 경상대 백모 교수로부터 답을 얻었다. 황토는 원적외선 및 음이온을 저장하고 있고, 각종 광물질은 물론 수많은 미생물까지 포함하고 있다. 오염정화 및 해독에 유용하다. 따라서 황토 물로 씻어낸 조기로 굴비를 만들면 비린 맛도 적어지고 담백해질 뿐 아니라 식었을 때 먹어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된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황토 굴비를 먹어보면 “뭔가 다르다”고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걸 과학적으로 입증해 공인 받는 건 간단한 게 아니었다. 무려 4년이 걸렸다. 최 대표는 2006년 7월 ‘황토지장수 제조 방법과 이를 이용한 생선 가공’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황토굴비의 맛이 공인된 것이다. 황토굴비라고 해서 뻘건 황토 물로 씻는 건 아니다. 깊은 산속의 황토를 물에 풀어 오래 놔두면 흙은 가라앉고 맑은 물이 위로 떠오른다. 이 물은 차가우면서 단 성질을 갖고 있다. 생선의 독성을 제거하는 성질이 있는 이 맑은 물을 지장수, 혹은 무근수라고 부른다. 이 물로 조기를 씻어내는 것이다.

겨울 참조기의 맛을 더하는 영백 천일염

최 대표는 참조기를 제주 모슬포항과 한림항, 전남 목포항과 법성포항의 수협 위판장에서 구매한다. 100% 국내산 참조기다. “겉보기엔 같은 조기지만 사실은 천양지차입니다. 여름이 지난 뒤 9월~11월에 잡힌 조기는 살이 물러요. 크기는 크지만, 맛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 가격이 싼 거지요. 12월부터 잡히는 참조기는 살이 올라 육질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져요. 저희는 12월~3월에 잡히는 참조기만 구매해서 냉동 보관합니다. 굴비의 맛은 결국 원료인 참조기의 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만일 소비자가 9월 추석에 선물 받은 굴비가 맛있었다면 그 굴비는 지난해 12월에서 올 3월 사이에 잡힌 조기를 말려 가공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조기가 굴비로 탄생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냉동 보관하던 참조기를 출하 일정에 맞추어 해동한다. 해동이 끝난 조기를 크기와 신선도 별로 상중하로 분류한 뒤 간을 한다. 여기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게 소금의 질이다. 최 대표는 영광군 남쪽 염산면에 있는 영백염전에서 나온, 3년 이상 물을 뺀 천일염을 쓴다. 천일염은 암염이나 수입 소금과 달리 미네랄이 풍부해 비싸도 그걸 써야 굴비 맛이 제대로 나기 때문이다. “옛날 방식으로 하자면 조기의 아가미를 벌려서 그 안에다 소금을 집어넣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대량생산이 시작되면서 그 방식으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대부분 조기의 몸에 소금을 뿌려 간을 하는 게 현실이죠.”

최 대표는 과거에는 바싹 마른 굴비가 인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너무 딱딱한 굴비는 소비자들이 외면한다고 말했다. 간이 끝난 참조기를 크기 별로 10~20마리씩 엮은 뒤 총 3번의 세척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는 수돗물,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황토로 만든 지장수로 씻는다. 비린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깊게 하기 위해서다. 세 번 세척된 참조기는 건조 과정을 거친다. 크기와 용도에 따라 건조 과정이 다르다. 과거에는 굴비를 엮어 실외에서 바다 바람을 맞혀 건조했다. 최근에는 대기오염과 중국 황사 등 때문에 건물 안에서 건조한다. 비교적 큰 참조기는 약 10시간, 작은 참조기는 약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굴비 제조의 마지막 과정은 금속탐지기 통과다. 최 대표는 “생선의 목 안에 낚시바늘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어 금속탐지기로 이물질이 없는지를 검사하는 게 마지막 조치”라고 말했다. 모든 게 이상없다고 여겨지면 굴비를 급속냉동 한 뒤 포장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굴비가 유통 과정을 거쳐 일반 가정에 공급되는 것이다.

최 대표의 영광황토굴비는 2014년 4월부터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저염키즈굴비’, 미식가용 ‘저온반건조굴비’, 제사상에 올리는 ‘제수용굴비’, 가족을 겨냥한 ‘굴비꾸러미’ 등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굴비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신제품을 만들고, 이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넘쳐날 때 비로소 영광굴비가 진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생선의 반열에 오를 겁니다. 굴비에 대한 고객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최 대표의 다짐이다.

박성용 sypark@joongang.co.kr

위 상품에 대한 구매 정보는 농부마음드림 : 농마드 사이트 (www.nongmard.com)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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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