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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風好正揚帆[풍호정양범]

客路靑山外, 行舟綠水前
(객로청산외, 행주녹수전).
潮平兩岸闊, 風正一帆懸
(조평양안활, 풍정일범현).
海日生殘夜, 江春入舊年
(해일생잔야, 강춘입구년).
鄕書何處達, 歸雁洛陽邊
(향서하처달, 귀안낙양변).

당(唐)나라 시인 왕만(王灣)이 지은 ‘次北固山下(차북고산하)’라는 제목의 시다. 그 뜻은 이렇다.

“객은 청산 밖을 거니는데, 배는 녹수 앞에 머물렀구나. 물이 가득 차니 강폭은 더 멀어 보이고, 마침 바람이 이니 돛을 올려야겠구나. 바다 멀리 찬란한 해가 떠오르니 어둠은 사라지고, 새해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는데도 봄 기운은 완연하구나. 고향으로 보낸 서신은 언제나 당도할까. 돌아가는 저 기러기야 낙양의 내 집까지 전해 주렴.”

고향을 그리는 나그네의 심정이 잘 표현된 시다. 이 시에 나오는 ‘風正一帆懸(풍정일범현)’은 지금도 ‘시기가 무르익었으니 일을 시작할 때’라는 비유로 많이 쓰인다. 지난 주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인에게 건낸 인사말의 제목이었던 ‘風好正揚帆(풍호정양범·순풍에 돛을 달자)’도 같은 맥락이다.

‘風好正揚帆’은 흔히 ‘千川匯海闊(천천회해활)’과 어울려 쓴다. ‘모든 강이 모여 드넓은 바다를 이루듯, 순풍에 돛달고 앞으로 나가자’라는 뜻이다. 단합과 분투를 촉구하는 말로 중국 지도자들의 연설에 자주 등장한다.

같은 분위기의 또 다른 구절 중에 ‘逆水行舟, 不進則退(역수행주, 불진즉퇴)’라는 게 있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 나아가지 않으면 곧 뒤로 밀린다’는 뜻이다. 어떠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하라는 의미다.

여러 가지로 바뀌어 활용된다. 공부하는 학생에는 ‘學習如船, 不進則退(학습여선, 불진즉퇴·공부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밀린다)’, 직장에 취직한 자녀에게는 ‘工作如船, 不進則退(공작여선, 불진즉퇴·업무는 배와 같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밀린다)’등으로 얼마든지 응용 가능하다.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밀리는 게 우리 삶이기도 하다(人生如船, 不進則退).

시진핑 주석이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이번 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순풍에 돛 단듯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한·중 관계는 배와 같아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밀린다(韓中如船, 不進則退).

한우덕 중국연구소장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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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