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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리위안의 소프트 파워

한국에서 살고 있는 중국 여성으로서 이번 주는 특별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국빈 방문 덕이다. 시 주석 못지 않게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 여론이 호의적인 관심을 많이 보여줘서 중국인으로서 감사한 마음이다. 사실 펑 여사는 중국에도 팬 층이 두텁다. 특히 중국 여성들은 -필자를 포함해서- 거의 모두가 펑 여사의 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펑 여사가 스타 가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 중국은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퍼스트 레이디가 필요한 시점이고, 중국인들도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이 시점에 펑 여사의 이미지가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실 중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느낀다. 왕 서방을 닮은 청나라 상인의 만화 캐릭터를 많은 한국인들이 전형적 중국인의 이미지로 인식하는 듯 하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강의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수강생 중 한 명이었던 한국인 여성이 “강사님은 중국인 같지 않네요”라고 말을 걸었다. 칭찬으로 하신 말씀이었겠지만 처음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중국인과 한국인은 비슷하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던 적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 여성들은 화장이나 옷에 신경을 별로 안 쓴다”는 이미지가 한국인들 사이에 있다고 했다. 한 마디로 중국인은 세련되지 못하다는 이미지인 것이다. 사실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 나라에서 중국에 대해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펑 여사의 소프트파워 외교가 중국인에게 응원 받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펑 여사가 당당하고 우아하며 패션 감각도 좋은 현대 중국 여성상을 널리 알렸으면 한다.

펑 여사가 이번 방한에서 선보인 건 패션 외에도 배려심이 아닐까 한다. 펑 여사는 시 주석과 동반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항상 의상을 통해 상대국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에도 그랬다. 중국인들은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알고 있으며 단색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펑 여사는 이번에 하얀색에 방점을 찍은 패션을 선보인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펑 여사의 배려는 한국 측의 배려와 만나 더 좋은 화합을 이뤘다. 조윤선 정무수석의 짙은 회색 정장은 자신보다 펑 여사를 돋보이게 했다. 이는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국과 중국 양측의 고위층이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평가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지금 가장 인기 있는 한국어 중 하나가 ‘오빠’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이다. 중국은 핫도그(hot dog)마저 ‘뜨거운 강아지’라는 뜻의 ‘러거우(熱狗)’라고 부를 정도로 외래어 음역을 꺼리는데도 ‘오빠’는 그대로 ‘oppa’라고 부르며 중국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자를 부르는 통칭이 됐다. 그만큼 한류를 좋아한다는 얘기이다. 여기에 배우 탕웨이와 감독 김태용의 결혼 소식까지 전해졌다. 탕웨이가 결혼 후에도 중국 국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중국에서도 “진정한 국제 결혼이다”라는 축하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류는 중국 내수 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시 주석도 언급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 씨가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장면이 나오면서 중국인들 사이에도 치킨 열풍이 불었다. 때마침 조류독감으로 인해 양계업이 고전하고 있는 때였는데,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의 양계업을 살려낸 셈이다. 덕분에 중국 각계 각층에서 한국은 활기차고 세련된 나라이며 중국도 한국에게 배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나올 정도다. 수교한 지 2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양국 관계는 전에 없이 두텁다. 모쪼록 앞으로도 이런 우정이 더 깊어지길 바란다.



천리 1979년 중국 선양(審陽)에서 태어나 선양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숙명여대 박사과정 수료. 한국에 온 뒤 주로 비즈니스 중국어를 가르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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