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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우는 남자, 때론 눈물이 땀보다 뜨겁다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는 누운 채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척추를 다친 고통보다 남은 경기에 뛰지 못하는 원통함이 더 큰 것 같았다. 브라질 팬들은 쓰러진 영웅을 일으키고 싶어했지만 네이마르의 브라질 월드컵은 이대로 끝났다.

 브라질은 지난 5일(한국시간) 8강전에서 콜롬비아를 2-1로 꺾고 12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포르탈레자의 이스타지우 카스텔랑을 가득 메운 브라질 팬들은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제2의 펠레’ 네이마르를 잃었고, 때문에 준결승 이후 경기를 낙관할 수 없어서였다.

 네이마르는 태클이 아닌 ‘플라잉 니킥(뛰어 올라 무릎으로 가격하는 격투기 기술)’에 당했다. 후반 41분 무방비 상태에서 콜롬비아 수비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29·나폴리)의 무릎에 맞아 쓰러졌고,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정환 중앙일보 해설위원은 수니가의 반칙을 “마치 격투기 선수의 플라잉 니킥 같았다”고 표현했다. 맞는 순간 큰 부상임을 직감한 네이마르는 그라운드에서 통곡했다. 많은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뒤따라 병원으로 달려갔다.

헬기로 후송되는 네이마르가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AP=뉴시스]
 전치 4~6주의 척추골절 진단이 내려졌다. 네이마르는 “베이스캠프에 남아 동료들을 응원하겠다”고 했지만 의료진은 그를 고향인 상파울루주 과루자로 헬기를 태워 보냈다. 네이마르는 “월드컵 결승에서 뛰고 싶은 내 꿈을 도둑 맞았다. 그러나 동료들이 내 꿈을 이뤄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웅의 퇴장은 브라질 전역에 생중계됐다.

 수니가는 “최선을 다했을 뿐 누구를 해칠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뒤 ‘경기 중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었고, 악의가 없었지만 미안하다’고 적은 편지를 네이마르에게 보냈다. 그의 사과는 비탄에 빠진 브라질을 조금도 위로하지 못했다. 브라질의 전설적 공격수 호나우두(38)는 “네이마르에게 가한 반칙은 매우 고의적이었고 폭력적이었다. 일반적으로 나올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다”라고 수니가를 질타했다. 브라질의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수니가의 반칙은 네이마르뿐 아니라 축구를 테러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위원회는 수니가의 반칙을 비디오로 판독해 사후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네이마르를 향한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는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4골)는 “네이마르, 빨리 낫길 바라. 친구”라고 썼다. 브라질과 4강에서 격돌하는 독일의 루카스 포돌스키(29·아스널)는 “네이마르가 빨리 쾌유하길, 힘을 보낸다”라고 적었다. 지우마 호세프(67) 브라질 대통령은 “위대한 선수 네이마르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격려했다. 미국 프로농구 르브론 제임스(30)와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28·자메이카), 모델 지젤 번천(34·브라질)도 응원 행렬에 동참했다.

 세계 각지에서 위로를 보내고 있지만 브라질 대표팀이 충격을 이겨낼 것 같지 않다. 이번 월드컵에서 공격수 프레드(31·플루미넨세·1골)와 조(27·아틀레치쿠 미네이루·0골)가 침묵하는 가운데 네이마르는 혼자 4골을 넣었다. 주장이자 중앙수비를 맡고 있는 티아구 실바(30·파리 생제르맹)도 경고누적으로 준결승에 나설 수 없다.

 브라질 신문 ‘오 글로보’는 ‘그 없이 할 수 있을까?(Without him, can it be?)’라는 기사를 통해 네이마르의 공백을 걱정했다. 브라질 평론가 주카 포우리는 상파울루 지역 일간지에 ‘불가능(Impossible)?’이란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반면 브라질 스포츠지 ‘란시’는 ‘그를 위해 뛰자(Play For Him)’는 제목 아래 ‘브라질의 6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는 네이마르를 위한 것이다. 브라질 대표팀은 그를 위해 피를 흘릴 것’이라고 썼다. 축구 황제 펠레(74)도 “1962년 칠레 월드컵 때 나도 심한 부상을 입어 경기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신은 브라질에 월드컵을 안겨줬다”며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이도 우승할 수 있다. 칠레 월드컵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펠레를 대신해 출전한 아마리우도(74)는 “62년엔 펠레 외에도 뛰어난 스타들이 많았지만 지금의 브라질은 다르다. 칠레 월드컵처럼 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박린 기자

사진 설명

브라질 월드컵은 눈물과 함께 끝나가고 있다. 열정이 넘친 만큼 패배는 더 아팠다. 꿈의 무대에서 물러나는 회한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①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왼쪽)가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패한 뒤 눈물을 쏟아내자 적으로 싸웠던 다비드 루이스는 그를 끌어안고 위로했다. ④ 네이마르는 이 경기에서 척추 부상을 입고 누운 채 통곡했다. ② 손흥민(한국), ③ 게리 메델(칠레), 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⑥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 ⑦ 케빈 데 브루윙(벨기에)도 눈물을 삼키며 퇴장했다. [로이터·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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