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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상아 사랑 … 폭탄테러 자금줄 된 중국

지난 1월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서 세관이 압수한 6t 분량의 밀수 상아들을 공개 폐기하고 있다. 아프리카 테러 집단들이 중국에 상아를 밀매해 번 돈으로 각종 테러를 자행하며 중국 내에서도 ‘피의 아이보리(상아)’ 거래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결혼을 앞둔 뉴욕과 런던의 신부들은 유명 브랜드의 다이아몬드를 선물 받으며 ‘영원한 사랑’을 꿈꾼다. 그 대부분은 아프리카 무장세력들이 주민들의 노예 노동을 통해 채집한 것들이다. 다이아몬드는 무기로 맞바뀌어 대량 살육전에 동원된다. 이른바 ‘피의 다이아몬드’다.

 서구에 피의 다이아몬드가 있다면 중국엔 ‘피의 아이보리’가 있다. 아프리카의 테러 집단들이 중국에 상아(象牙)를 밀매해 번 돈으로 각종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유엔환경계획(UNEP)이 최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우간다의 반군단체 ‘신의 저항군(LRA)’은 코끼리 밀렵으로 상아를 팔아 매년 400만~12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의 반군, 수단 다르푸르 학살을 자행한 잔자위드 민병대도 상아 밀매로 재원을 확충한다. 알카에다 분파인 알샤바브는 상아 밀무역 중개로 수입을 챙기고 있다. 국제 시민단체 ‘코끼리 행동 연맹’의 안드레아 크로스타 국장은 “알샤바브는 1달에 1~3t 분량의 상아를 사다 팔아 그 돈으로 무기를 사들인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말했다.


 알샤바브는 상아로 사들인 무기로 지난해 9월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에서 67명의 사망자를 낸 인질 테러를 벌였다. 지난 3~4일에도 국회의원 암살과 차량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테러단체들이 상아 밀매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꼭 집어 말할 정도다.

 알샤바브 등이 팔아 넘긴 상아는 중국 시장에서 10배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시민단체 ‘코끼리를 구하라’ 활동가들이 조사한 결과 중국 베이징·상하이에서 상아 재료 가격은 ㎏ 당 2100달러(약 212만원)였다. 이 상아들은 불상과 팔찌, 노리개 등으로 만들어져 고가에 팔린다. 중국에서 상아는 액을 막아준다는 속설과 함께 부와 높은 지위의 상징이다. 과거 황실과 귀족, 거부들만이 가질 수 있었던 물건이라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산층이 상아 구매에 가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 세관에서만 8.041t의 상아가 압수됐는데 2003년보다 300% 증가한 양이다. 아프리카산 상아 물량의 60~90%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UNEP는 추정했다. 가격도 치솟아 홍콩 소매점에서 상아 장식품의 ㎏ 당 가격(약 3000만원)은 10년 전의 50배다.

 중국 정부도 단속에는 적극적이다. 지난 1월 광둥성 둥관(東莞)에서 밀수업자로부터 압수한 6t의 상아를 공개 폐기하며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인의 상아 수요가 줄지 않는 한 상아 밀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민단체 환경조사국(EIA)의 메리 라이스 국장은 “중국이 상아 밀수를 줄이는 덴 강경하지만 상아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코끼리는 10년 안에 멸종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0∼2012년 연 평균 3만3000마리의 아프리카 코끼리가 밀렵된 것으로 추산됐다. 콩고민주공화국 가람바 국립공원에선 지난 두 달 동안 68마리가 도살됐다. 코끼리들은 상아와 뇌, 생식기가 쇠톱으로 잘려나간 처참한 모습이었다. 밀렵꾼들은 적외선 탐지기와 자동소총, 헬리콥터까지 동원하고 오렌지에 살충제를 주입하거나 물웅덩이에 독약을 풀어 대량 살육을 자행하고 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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