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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6월 모의수능처럼 전 과목 쉽게 출제"

지난 3일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아 든 서울 영등포구 A고의 박모(18)양은 울음을 터뜨렸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유지했던 영어에서 3등급이 나온 것이다. 두 문제를 틀렸는데 등급이 두 계단이나 미끄러졌다. 박양은 “영어 실력을 점검하기보다 누가 실수를 안 하나 체크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며 “평소 실력과 달리 등급이 역전된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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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수능이 역대 가장 쉬운 시험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변별력 확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가 역대 최다 만점자(영어 5.37%)를 기록한 이번 6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실제 수능도 쉽게 출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쉬운 수능으로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덜고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변별력이 크게 줄어들게 되면 대학과 수험생들은 선발과 지원 과정에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 ‘2015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은 11월 13일 실시되고 원서접수 기간은 8월 25일부터 9월 12일까지다. 평가원은 시험 난이도는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기 수능출제본부장은 “6월과 마찬가지로 쉬운 영어 방침은 실제 수능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김도완 대입제도과장은 “수험생 부담과 사교육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쉬운 수능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6월 모의평가 영어 만점자 수(3만1007명)는 변별력이 확보되지 못해 ‘깜깜이 입시’라고 불렸던 2011년 만점자(외국어 2.67%)의 두 배 수준이다. 이는 1993년 수능 도입 이래 전 과목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이 될 수 있고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 두 문제 틀리면 3등급이 될 정도로 쉬웠다.

 문제는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전반적으로 쉬웠다는 점이다. 수학 A(1.37%)·B(1.88%)형 모두 지난 10년 중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국어(A형 1.99%)는 역대 가장 많은 만점자를 배출했던 2012년(2.36%)과 불과 0.37%포인트 차이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어느 한 과목만 쉬웠던 역대 수능과 달리 국·영·수 모든 영역이 쉽게 출제된 것은 이번 모의평가가 처음”이라며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전 과목이 쉽게 나오면 정확히 실력을 판별하지 못하는 성적 왜곡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교육현장에선 벌써 ‘깜깜이 입시’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휘문고 신종찬 진학지도부장은 “모의평가 직후 영어 만점을 못 받으면 비정상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 재수학원의 경우 수강생의 40%가량이 영어 만점을 받았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한 학기만 마치고 다시 수능을 치르는 반수생들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험이 쉬울수록 재수생도 증가해 입시에서 큰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도 “무슨 자격시험도 아니고 만점자 비율이 5% 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입학전형 때 상위권 학생들은 영어 성적을 아예 보지 말란 얘기”라고 말했다.

 ‘쉬운 수능’에 따른 혼란에 동요하지 말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시험이 쉬워지면 1등급 숫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평소 2~3등급을 받던 수험생도 기본기만 잘 다지면 1등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쉬운 시험에선 실수도 실력”이라며 “평소 실전처럼 시간을 정해 놓고 문제를 풀고, 같은 문제를 반복 확인해 실수를 줄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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