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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밖 무인트럭 조종 시스템 도입 … 리오틴토, 인력·생산성 문제 해결

광산 깊숙한 곳에서 광물 채취가 한창이다. 기계가 돌을 깨고, 깨진 돌은 화물열차에 실려 이송된다. 한 쪽에서는 작업 중 발생한 폐기물을 실어 나를 대형 트럭이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런데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무인 자동화 광산이기 때문이다. 작업자는 수천㎞ 떨어진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이 모든 일을 원격 조정하고 있다. 공상 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틴토 얘기다.

 2000년대 초반 리오틴토는 인력 부족과 높은 비용, 생산성 부진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신흥국 수요 증가로 생산량을 늘리고 싶지만 채광 인력이 부족했다. 외딴 광산에 작업자를 상주시키는데 드는 비용과 안전 문제도 고민거리였다. 묘수를 찾던 리오틴토는 무인 시스템을 광산업무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미래 광산’이라고 이름 붙였다.

 오랜 준비를 통해 2008년 리오틴토는 미래 광산 프로그램을 호주 웨스트 안젤라스 철광석 광산에서 시험해보기로 했다. 무인 트럭 5대가 폐기물을 실어 나르고 1500Km 떨어진 퍼스의 사무실에서 한 사람이 원격 조정하는 방식이었다. 가능성을 확인한 리오틴토는 2011년 호주 필바라 지역 최대 광산인 얀디쿠지나 광산으로 시스템을 확장했다. 폐기물 처리에만 활용했던 무인 트럭을 철광석을 나르는데도 쓰고, 총 10대의 무인 트럭을 한 사람이 원격 조정하도록 했다. 한 번에 290t을 실을 수 있는 이 대형 트럭은 위성항법장치를 통해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어 운송 비용과 인력을 크게 줄였다. 최근에는 지하 터널 굴착, 채광, 광물 분류 작업 등에도 무인 자동화 기술의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노동 집약적이고 대규모 장비가 투입되는 광산업에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은 생소했다. 광산업은 디지털과 연관성이 적다고 생각하는 업체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리오틴토의 뒤를 이어 여러 업체가 속속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리오틴토는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2015년 하반기까지 필바라 지역 철광석 생산량을 연간 3억3300만t, 장기적으로는 4억300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140년 전통의 리오틴토가 광산업계의 디지털 선두주자가 된 비결은 변화를 재빨리 내 것으로 만든 데 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무심히 지켜만 보던 광산업계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내 것으로 만든 혁신이었다. 리오틴토는 최근 미래 광산을 구리·석탄에도 도입하고, 미국·몽골 등에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언젠가는 날아다니는 로봇을 업무 현장에 투입하겠다고도 한다. 리오틴토의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오승욱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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