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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담그는 잠현초, 건강식 6년차 이수초…식판 싹~ 비워요

페이스북 ‘급식소’ 페이지에선 전국 학교의 맛있는 급식 사진이 올라온다. 6월 13일 페이지 개설 이후 보름 만에 4만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교복이라도 구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 급식을 먹고 싶다”는 졸업생의 댓글도 줄줄이 달렸다. 최민기(서울 상계중 1)군은 “엄마에겐 죄송하지만 급식이 엄마 밥 보다 3배는 맛있다. 나는 급식 때문에 학교에 간다”고 말했다.

취재 과정에서 급식이 맛있다는 학생들의 증언은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엄마 밥 보다 맛있는 급식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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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깨 볶고, 고기부터 달걀까지 무항생제 제품 써

전국학교영양사회 김유진 회장(전북 문학초)은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식재료다. 학교 급식은 식재료를 하루치만 구입해 한끼에 다 쓰니 신선하다. 또 국 종류는 대량으로 만들 때 오히려 맛이 잘 우러난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은 대부분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나트륨 함량이 낮은 저염식을 추구한다. 맛을 내기 힘든 조건이다. 김 회장은 “영양사의 손맛이나 조리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조미료 대신 무·양파·멸치·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내 맛을 살리면 된다”고 말했다. 가령 쌈장에 육수를 섞어 나트륨은 줄이고 감칠맛은 살리는 식이다.

김 회장은 “내 경우엔 마른 고추를 갈아 김치를 담그고, 참깨도 직접 볶아 쓴다. 흑임자죽도 검은 깨를 사서 방앗간에서 빻아 만든다. 시판 재료를 쓰는 것과는 맛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학초는 전주에서 세 번째로 큰 학교로 한번에 1400인분을 만든다.

서울 잠현초도 건강식에다 손맛도 좋은 학교로 꼽힌다. 튀기기보다 오븐으로 굽고, 소시지나 만두를 제외한 모든 메뉴는 직접 만들어서 제공한다. 잡곡밥을 원칙으로 하며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박영례 영양교사는 “다른 학교도 대부분 이렇게 한다. 다만 지난해부터 저염식 된장을 담가 쓴 게 학부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바뀌면서 더 좋아졌다고 말한다. 친환경 식품 비율(서울은 50% 이상)을 맞추다 보니 거의 모든 식재료를 친환경으로 쓴다는 것이다. 가령 예전엔 무항생제 고기를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고기부터 달걀까지 무항생제 제품을 쓴다. 박 교사는 “무상급식으로 급식의 질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해가 안 간다. 학교는 단체 계약을 맺기 때문에 시중의 친환경 제품보다 저렴하게 들여와 충분히 풍부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 식단 교육으로 아이들 인식 바꿔

서울 이수초는 꾸준한 건강 식단 교육으로 아이들의 인식과 입맛을 바꾼 경우다. 6년째 100% 현미밥을 내놓으며 인스턴트·패스트푸드는 금지, 밀가루 음식도 자제한다. 취재진은 지난 2일 이수초 급식실에 찾아갔다. 이 날 메뉴는 김치볶음밥과 우리밀또띠아롤구이·된장국·단무지·골드키위였다. 100% 현미로 만든 김치볶음밥은 쌀밥에 익숙한 기자의 입엔 조금 까슬까슬했고, 저염식이라 국·단무지도 싱거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익숙한 듯 식판을 싹싹 비웠다. 최희영 영양교사는 “수요일은 다 먹는 날로 정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낸다. 다른 날에 비하면 다소 불량한 식단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 교사는 “현미 급식을 6년째 하다 보니 학생 3분의 1 정도는 집에서도 현미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매일 학부모 모니터링 요원이 재료 검수에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매주 월요일엔 학부모가 직접 급식을 먹어본다. 이수초 아이들은 소풍 간식도 과일을 싸 온다. 정환용 교감은 “수련회에 가서도 과자·컵라면을 사 먹지 않아서 매점 주인이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벼농사 동아리, 식생활 동아리도 운영

서울 이수초에서 ‘벼농사 동아리’로 활동 중인 4학년 학생들. 학교 앞 상자논에 심어둔 벼를 관찰하고 생장 과정을 기록한다.
이수초 급식 교육의 목표는 ‘건강한 삶’이다. 학교 본관 앞에는 150여 개의 상자 논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은 봄에 1모씩 벼를 심어 키우고, 10월엔 자기가 심은 벼를 베어 낱알을 터는 축제를 연다. 정 교감은 “쌀이 어떻게 자라 내 몸까지 오는지 살펴보고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에서부터 식습관 교육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벼의 생장 일지를 관찰하는 동아리도 있다. 학교 뒷마당엔 상자 텃밭이 조성돼 있다. 5학년 학생들이 교과목과 연계해 고추 농사를 짓는다. 희망하는 학급의 참여를 받아 상추·토마토·들깨 등도 기른다. 영양교사가 지도하는 ‘식생활 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식재료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보는 푸드 테라피, 음식 만들기 등을 한다.

교육의 힘은 컸다. 3학년 조영양은 “이웃 학교에선 피자·치킨이 나온다고 한다.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주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건강하게 먹어야 105세까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반 윤진욱군도 “다른 학교 친구들은 돈까스가 자주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는 패스트푸드를 준 적이 없다. 잔반 없는 학급에는 아이스 홍시나 한과·식혜 같은 건강 간식을 준다”고 자랑했다.

2012년 부임한 이상란 교장은 “전임 교장이 정착시킨 식습관 교육을 계속 따라가고 있다. 학부모의 호응도 높다”고 말했다. 전국 비만률이 14.7%인데 이수초는 7.4%로 절반에 그친다. 체력검사에서 체력이 떨어져 4·5등급을 받은 학생도 1.8%에 그친다. 전국 평균은 4.12%다.

글=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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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