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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가구 1869점 작품에 앉거나 손대거나

토마스 헤더윅의 ‘프라톤’과 조지 넬슨의 ‘마시멜로 소파’
‘숲을 보다 나무를 보지 못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거대한 건축의 조형미, 굵직굵직한 전시에 신경 쓰느라 이 흥미로운 볼거리를 놓치고 있었다.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앤파크)의 디자인 가구 얘기다.

DDP 곳곳에 숨어있는 디자인 가구들

DDP 건물 곳곳에는 ‘작품’들이 놓여 있다. 그것도 30개국 112명 디자이너 작품이 1869점이나 된다. DDP가 지난 3월 개관과 동시에 30억 예산을 들여 추진했던 ‘디자인 가구 컬렉션’이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누구나 만지고, 앉을 수 있다는 것. “관람객들이 일상 속 예술인 디자인 가구를 몸으로 체험하면서 창의성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게 그 취지다.

# 의자, 기대고 앉는 도구임을 거부하다
제대로 감상하자면 DDP 전체를 쉬엄쉬엄 둘러보는 코스를 짜야 한다. 살림터-배움터-알림터로 이어지는 통로와 자투리 공간 자체가 전시장이기 때문이다. 컬렉션을 총괄한 ‘이노바드’ 이홍열 대표 역시 “일부러 사람들이 몰려 있기 좋은 엘리베이터, 전시장 앞에 주요 작품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1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범 코스’가 제시됐다. 배움터 4층의 디자인놀이터 로비가 출발점이다. 풀밭의 일부를 옮겨 놓은 듯한 ‘프라톤’은 의자라는 개념이 전혀 없지만 아이들은 알아서 그 속으로 몸을 던져 들어간다. 발콘이라는 소재의 유연성만큼이나 용도의 변화를 꾀한 디자인 의자다. 어른도 탈 수 있게 크게 만든 조랑말 모양 ‘포니’,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협업해 만든 ‘시소’ 역시 놀이기구와 의자의 용도를 합친 아이디어가 새롭다. 그 바깥 잔디 위에는 디자인 거장 론 아라드(클로버)와 필립 스탁(아웃/인)의 작품이 함께 놓여 있다.

# 남다른 소재로 주목 받는 아시아 작가들
빙빙 둘러 오르내리는 디자인 둘레길에서는 구형의 조형물 3개를 뭉쳐 놓은 ‘토마토 체어’, 능선을 보듯 자연의 곡선이 살아나는 ‘비디러브 벤치’ 등 건물 자체와도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여럿 볼 수 있다. 특히 2층 엘리베이터 앞에 놓인 ‘세락 벤치’는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것으로, 이 곳을 통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작품이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간송문화전 입구에 있는 ‘이머전스 스툴’이라는 이름의 동그란 조형물은 김정섭 작가의 작품으로 시멘트 소재에 상감기법을 사용해 수묵화 같은 무늬를 넣었다. 길을 따라 내려가면 왕골·현무암·나무 등을 판으로 이용한 스툴(서정화 작 ‘소재의 구성’)처럼 한국적 소재를 이용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어느 새 배움터 지하 2층 입구에 도착하면 팽이처럼 360도 회전하는 ‘스펀 체어’와 마주하게 된다. 어른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몸을 굴려보는 인기 최고의 디자인 의자다.

알림터 지하 2층 복도에는 아시아 작가 작품이 모여있다. 대나무의 쭉쭉 뻗은 가지들을 의자 등받이에 그대로 살린 ‘티 세리모니 체어’, 손으로 지푸라기를 꼬아 붙여 만든 ‘롤리폴리’ ‘샤롱’ 등이다. 다양한 소재 선택이 눈에 띄는 데, 특히 태국 가구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완 콩쿤티안은 ‘피코크 체어’라는 작품에서 현대화 작업을 시도했다. 전통 재료인 왕골이 내구성에서 한계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 PVC를 이용한 다른 버전도 내놨다.

등나무로 만든 ‘지니 하바나 체어 -명상가들’은 몸 전체가 들어갈만큼 공간이 움푹 들어가 있어 주로 커플들이 많이 이용하기에 ‘연인 의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디자인이란 만든 사람보다 쓰는 사람을 통해 재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를 잘 보여준다.

이날 작품 설명을 맡은 aA 뮤지엄 김명한 대표는 알림터 1층 로비에 와서야 가장 내세울만한 작품을 공개했다.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인공 대리석 소재의 안내 데스크다. 그는 “이 작품 역시 형태를 규정지을 수 없는 비정형이 특징”이라면서 “몇 개 조각을 현장에서 이음새 없이 붙여내 완성한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가치를 부여했다.

투어는 얼핏 둘러보는데만도 40여 분을 훌쩍 넘겼다. 온전히 감상하자면 더 많은 시간과 여유가 필요하다. 사람들 몰리는 주말도 피하는 게 좋다. DDP 측은 전용 도슨트 프로그램을 곧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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